군립 울주병원 '인공투석실' 운영, 치료 숙원 해결 기대
파이낸셜뉴스
2026.05.25 11:49
수정 : 2026.05.25 12:02기사원문
영남대병원 교수 역임한 '신장질환 권위자' 윤경우 과장 영입
울주군 내 신장장애인 454명 달하지만 인공신장실 단 2곳뿐
공공의료 책임성 강화, 취약 지역 의료 자립화 롤모델 될듯
[파이낸셜뉴스] 그동안 전문 투석 기관이 부족해 다른 구·군이나 인근 시·도로 매주 원정 치료를 떠나야했던 울산 울주군 내 신장질환 환자들의 오랜 고통이 마침내 해소될 전망이다.
조만간 정식 개원을 앞둔 '울산시 울주군 울주병원(병원장 정종훈·가정의학전문의)'이 개원 준비 단계에서부터 인공투석실을 핵심 거점시설로 구축하고 본격 운영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울산시 울주군은 방대한 지리적 면적에 비해 인공신장실을 갖춘 전문 의료기관이 극도로 제한적이어서 지역 내 대표적인 '의료 인프라 취약지'로 꼽혀왔다.
이번 군립 울주병원의 인공투석실 가동은 이러한 지역 사회의 오랜 해묵은 숙원을 해결하기 위한 공공의료 차원의 결단으로 풀이된다.
◆ 울주군 신장장애인 454명인데 신장실은 단 2곳… 인프라 불균형 심각
사단법인 한국신장장애인협회 울산협회의 '울산시 구·군별 신장장애인 및 인공신장실 현황(2025년 3월 기준)' 자료에 따르면, 울산시 전역의 신장장애인 수는 총 2349명에 이른다.
이 중 울주군 지역의 신장장애인은 454명으로 남구(681명), 중구(483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환자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환자 수에 비해 투석 의료기관의 공급 불균형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울산 내 인공신장실은 총 20곳이 운영 중이나, 이 중 절반에 가까운 9곳이 남구에 집중돼 있다. 다음이 중구(4곳), 동구(3곳), 북구(2곳) 순으로 분포돼 있다. 환자 수가 450명을 상회하는 울주군 내 인공신장실은 단 2곳에 불과해, 인구 및 환자 비율 대비 투석 인프라가 울산 내에서 가장 취약한 상태였음이 통계로 명확히 증명됐다.
이로 인해 울주군에 거주하는 상당수의 환자들은 이른 새벽부터 버스나 차량을 이용해 남구 및 타 지역 의료기관으로 원정 투석을 다니는 악순환을 반복해온 현실을 감안해 울주병원은 개원과 동시에 15병상의 인공신장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 서울대 의대·영남대병원 교수 출신 '윤경우 과장' 영입… 대학병원급 전문성 확보
군립 울주병원은 인공투석실의 전문성과 신뢰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국내 신장내과 분야의 권위자인 윤경우 과장(사진)을 초대 투석실 수장으로 전격 초빙했다.
윤경우 신장내과 과장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한 후 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정통 엘리트 의료인이다. 이후 영남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로 재직하며 수십 년간 신장 질환 연구와 임상 치료에 전념한 후 정년퇴직했다. 퇴임 이후에도 대구 수내과 외래투석센터 부원장, 대구한솔요양병원 인공신장실 신장내과 과장 등을 역임하며 개원가와 요양병원 현장을 아우르는 풍부한 실무 투석 경험을 축적해왔다.
윤 과장의 합류로 군립 울주병원은 단순한 투석 장비 운영을 넘어, 대학병원급의 심도 깊은 추적 관찰과 정밀 진단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 특히 투석 환자의 상당수가 고령층이며 만성신부전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 등 복합적인 기저질환을 동반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노인성 신장질환 및 내과 전반을 통합 케어할 수 있는 윤 과장의 전문성은 지역 환자들에게 정밀하고 안전한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수익성 대신 '주민 생명권' 택했다…공공의료의 표준 정립
부울경 의료계 전문가들은 이번 군립 울주병원의 인공투석실 전격 개설에 대해 지자체가 주도하는 공공의료의 올바른 정체성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라고 입을 모은다. 인공신장실은 고가의 장비 도입 비용과 지속적인 전문 인력 인건비 대비 민간 의료기관에서는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워 개설을 기피하는 대표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울주병원 수탁기관인 온병원 김동헌 병원장(전 부산대병원 병원장)은 "민간 병원이 진입하기 꺼려하는 필수의료 및 취약지 의료 영역을 선제적으로 책임지는 역할이 울주병원의 설립 취지"라며 "지역 내 450여 명의 신장장애인들이 더 이상 치료를 위해 타 지역을 헤매지 않도록 쾌적한 투석 환경과 안정적인 의료진 지원에 수탁기관인 온병원의 진료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울주병원 정종훈 초대병원장은 "이동 시간만 왕복 2시간이 넘다 보니 투석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온몸의 기운이 다 빠진다는 지역 환자들의 사연을 듣고 가슴 아팠다"며 "인공신장실 개설을 계기로, 앞으로 지역민들이 믿고 찾아올 수 있는 병원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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