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高는 위기 전조 아닌 성공 비용"… 김용범의 경제 진단

파이낸셜뉴스       2026.05.25 18:13   수정 : 2026.05.25 18:12기사원문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불가피
韓경제 전반 가격체계 재조정 중
환율·금리 쏠림에는 선제적 대응
부동산 수요관리·공급 정책 병행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라며 "위기의 전조가 아니라 도약의 마찰음인 셈"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인공지능(AI) 분야 실적 개선과 수출 호조, 증시 상승이 맞물리면서 경제 전반의 가격체계가 재조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김 실장은 환율과 금리 등 주요 변수의 쏠림과 변동성에는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성공의 비용'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요즘 한국경제를 보는 시각이 혼란스럽다"며 "기업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수출은 넘쳐나는데 금리는 오르고 환율은 불안하고 집값은 다시 들썩인다"고 했다.

그는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현상들이 동시에 전개되면서 시장과 여론은 위기의 징후를 찾기에 바쁘다"면서도 "혼란의 근원은 경제 자체가 아니라 경제를 바라보는 인식의 틀에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올해 한국경제가 명목성장률 10%에 육박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와 AI 분야의 기업실적 급증이 교역조건을 개선하고 수출단가를 끌어올리면서 기업이익과 임금, 자산가격이 함께 상승하는 흐름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그는 "가계소득이 증가하고 세수가 확충되며 국가부채비율이 자연스럽게 낮아지는 선순환이 작동하고 있다"며 "경제 전반의 가격체계가 한 단계 상향 조정되는 것은 그 자체로 부정적 현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환율에 대해서는 외환위기 당시와 같은 외화 부족에 따른 원화 약세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실장은 올해 코스피가 70% 이상 급등하면서 외국인 보유 국내주식 평가액이 작년 말 1300조원에서 최근 2600조원으로 두 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막대한 평가차익을 일부 회수하는 과정에서 올해 누적 110조원을 상회하는 전례 없는 외국인 매도세가 나타났고, 그 환전 수요가 환율을 밀어올렸다"며 "한국경제의 취약성이 아니라 성공이 만들어낸 역설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환율 상승을 수수방관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과도한 쏠림과 변동성은 적극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중동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이 에너지·식품·물류 전반의 비용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에너지 가격 안정조치, 불공정 시장구조 개혁, 취약계층 바우처 지원, 비축물량 탄력 조정 등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는 비상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했다.

부동산에 대해서는 가장 단호한 대응이 필요한 영역으로 꼽았다.


김 실장은 명목성장률 상승, 자산시장 동조화, 입주물량 급감이 맞물리면서 집값 상승 압력이 다시 누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자본이 고가 부동산으로 쏠릴 경우 한국경제가 진입한 새로운 도약의 국면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고 부동산으로의 자본 쏠림을 차단하는 구조적 수요관리 대책이 공급 정책과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시장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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