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에 맞춘 한은 통화시계… 중동리스크에 금리 인상 불붙나

파이낸셜뉴스       2026.05.25 18:18   수정 : 2026.05.25 18:18기사원문
연말 유가 70~120弗 전망 엇갈려
한은, 물가안정 대응 강도 '고심'

중동 사태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기준이 사실상 '국제유가'에 맞춰지고 있다. 문제는 국제유가 전망이 크게 엇갈리면서 물가경로와 기대인플레이션 방향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한은이 금리를 언제 어느 수준으로 조정해야 할지 판단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연말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에서 120달러까지,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550원까지 전망이 갈리며 상·하단이 모두 열려 있는 상황이다. 결국 금리 인상 시점과 속도를 둘러싼 통화정책 불확실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25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통화정책 판단의 출발점을 '유가'에 두고 있다. 단순한 가격 변수라기보다 향후 물가 흐름 전체를 결정짓는 선행지표라는 점에서다. 특히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소비자물가를 넘어 기대인플레이션까지 자극하면서 통화정책 여지를 제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헤드라인 물가를 거쳐 근원물가까지 전이되는 경로가 불가피하다"며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물가안정 측면에서 대응 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도 "기준금리 인상의 가장 큰 이유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재상승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라며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동시에 확대될 경우 금융안정까지 고려한 통화정책 접근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말 국제유가 전망은 전문가별로 뚜렷하게 엇갈린다. 중동 사태의 장기화 여부, 호르무즈해협 리스크, 공급망 복구 속도 등 핵심 변수들이 모두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배럴당 90~120달러를 제시한 반면, 박상현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70달러 내외를 예상했다. 조용구 연구원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83달러, 현정환 동국대 교수는 80달러 수준을 각각 전망했다. 환율 전망 역시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다. 다수 전문가들은 연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봤지만 상단 전망치는 1550원까지 열려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동 사태가 종료되더라도 물가안정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미 상승한 운송비와 에너지 가격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데다 전후복구 과정에서 추가적인 원자재 수요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지더라도 '인상' 소수의견 확대 여부와 점도표 상향 정도에 따라 시장의 금리 인상 기대는 한층 선명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mne@fnnews.com 홍예지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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