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맹주 그리스 잡아라"… 이상균 회장, K조선 세일즈
파이낸셜뉴스
2026.05.25 19:07
수정 : 2026.05.25 19:06기사원문
HD현대重·한화오션 등 국내 빅5
내달 해운전시 포시도니아 참가
세계 최대 선주국 시장 공략전
친환경·고부가 선박 중심 승부
이상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회장 겸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K조선 세일즈맨'으로 그리스를 찾는다. 세계 최대 선주국인 그리스에서 열리는 글로벌 해운·조선 전시회에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총출동해 유럽 선주를 상대로 친환경·고부가 선박 영업전에 나선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오는 6월 1~5일 그리스 아테네 메트로폴리탄 엑스포에서 열리는 '포시도니아 2026'에 한국관을 마련해 참가한다.
이번 한국관에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D현대삼호, HJ중공업 등이 참여한다. 각사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암모니아·메탄올 추진선 △부유식 해양설비 등 주력 선종과 차세대 친환경 선박 기술을 앞세울 전망이다.
이 회장도 현장을 직접 찾아 주요 선주와의 접점을 넓힌다. 오충종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부회장도 행사에 참여한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의 참석 여부도 기대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포시도니아는 단순 전시회라기보다 선주, 조선사, 기자재업체, 금융기관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수주 상담장 성격이 강하다"며 "대표단뿐 아니라 각사 기술영업 조직과 유럽 거점 인력까지 대거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국내 조선사 입장에서 반드시 공략해야 할 핵심 시장이다. 포시도니아 주최 측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그리스 해운업계는 5543척의 선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발주 선박도 552척에 달한다. 전 세계 최대 규모 선대를 보유한 그리스 선주들은 LNG선, 탱커,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 주요 상선 발주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행사 규모도 크다. 포시도니아 측은 2024년 행사에 138개국, 2000개 이상의 전시업체, 3만2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조선사 입장에서는 전 세계 선주와 선박금융, 선급, 기자재 업체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대형 플랫폼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한국관에서 선박 모형과 친환경 추진 기술, 디지털 선박 솔루션 등을 소개한다. 전시장 밖에서는 주요 선주사와의 개별 미팅, 리셉션, 기술 설명회도 병행한다. 업계에서는 각 조선사별로 전시장 운영 인력과 대표단, 기술영업 조직을 합쳐 적게는 10~20명, 많게는 그 이상의 인력이 현지에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테네 지사는 물론 런던 등 유럽 영업 거점도 동원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포시도니아의 핵심 화두는 친환경 규제 대응이 될 전망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와 유럽연합(EU)의 해운 탄소비용 부담 확대가 맞물리면서 선주들의 선대 교체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시도니아 주최 측도 그리스 선주들이 품질 보증, 규제 준수,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기술·운항 조직이 새로운 솔루션을 적극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은 LNG 이중연료 추진선, 메탄올 추진선, 암모니아 추진·운반 기술, 탄소포집·저감 기술 등에서 우위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 선주들은 장기 운항 효율과 규제 대응 능력을 중시하는 만큼, 가격보다 기술 신뢰도와 납기 안정성, 운영비 절감 효과가 수주 경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그리스 선주들의 한국 조선소 발주 흐름도 주목된다. 해외 해운 전문매체는 2025년 그리스 선주들의 신조 발주에서 한국 조선소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또 프랑스 LNG 화물창 기술기업 GTT는 HD현대삼호가 그리스 선사 캐피탈 클린 에너지 캐리어스용 LNG운반선 3척의 탱크 설계를 수주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오션도 그리스 안젤리쿠시스그룹과 장기간 거래 관계를 이어오며 LNG운반선 발주를 확보해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포시도니아가 단기 수주뿐 아니라 중장기 선대 교체 수요를 선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조선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지만, LNG선과 친환경 고부가 선박에서는 한국 조선사들의 기술 경쟁력이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그리스 선주들은 발주 규모도 크지만 한 번 관계가 형성되면 장기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행사는 K조선의 기술력과 납기 신뢰도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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