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아동의 날을 아시나요
파이낸셜뉴스
2026.05.25 19:09
수정 : 2026.05.25 19:09기사원문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 날, 21일 부부의 날이 모두 5월에 모여 있다. 어린이날은 아동의 존엄성을 기리는 날이고, 어버이날은 부모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제정됐다.
스승의 날은 교권과 스승 공경, 부부의 날은 가정 중심의 부부 관계를 생각하는 기념일이다. 그래서 5월 전체를 가정의 가치를 돌아보는 달로 묶어 '가정의 달'로 부른다.
1979년 5월 25일 뉴욕 맨해튼에 살던 여섯 살 에단 파츠가 등굣길에서 사라졌다. 처음 혼자 버스정류장으로 향한 날이었다.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고, 실종아동 문제를 공론화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미국은 1983년 5월 25일을 실종아동의 날로 지정했다. 우리도 2007년부터 매년 이날을 기념한다.
올해로 실종아동의 날은 국내에서 20회째를 맞았다. 그간 실종아동에 대한 수사체계는 상당히 개선됐다. 그러나 수많은 아동이 여전히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또 다른 현실이다. 본지가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기준 실종신고 미해제 건수는 1690건으로 집계됐다. 1년 이상 장기실종은 1566건이다. 20년 이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례도 1293건에 달했다. 짧게는 1년 이상, 길게는 수십년 동안 고통 속에서 살고 있는 가족들이 이 수치만큼 많다는 뜻이다.
실종아동 문제는 수사 시스템이 발달됐다고 단번에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실종사건에서는 사회적 관심이 중요한 단서가 된다. 오래된 사건일수록 기억하는 사람은 줄고, 새로운 제보가 나올 가능성도 희박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기에 주목해야 한다. 실종아동의 날이 만들어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사회적 인식은 아직 낮다. 18일 성년의 날은 인지하면서도 실종아동의 날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종아동찾기 포스터가 한때 전국 곳곳에 붙었던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은 일상에서 이 문제를 접할 기회 자체가 드물다. 이날에 대한 국민 인지도를 보여주는 공식 통계나 여론조사도 전무하다.
실종자 가족들은 관련 제도가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수사를 전담할 조직과 인력이 부족한 데다 실종자 가족 지원제도 역시 오랜 기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현재 각 시도경찰청에 배치된 장기실종 수사 전담인력은 고난도 사건을 전담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또 장기실종 사건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쉽지 않아 경찰 내부에서도 선호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지원 역시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 아동권리보장원이 지원하는 실종아동 가족 의료비는 세대당 연간 150만원 수준에 그친다. 장기간 실종으로 정신적·육체적 소진을 겪는 가족들이 감당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한참 부족하다. 제도를 몰라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분명하다. 가족의 의미를 돌아보자는 취지다. 그렇다면 25일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실종은 특정 가족만 겪는 일이 아니라 누구에게든 닥칠 수 있다. 요란하게 기념하자는 주장은 아니다. 장기실종 사건을 전담하는 수사체계가 충분한지, 가족 지원이 현실에 맞는 수준인지, 오래된 사건을 계속 사회에 알릴 장치가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사회적 관심은 초기부터 반드시 필요하다. 20년 넘게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아동의 숫자를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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