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승부수…이란 종전·중동 수교 '빅딜'
파이낸셜뉴스
2026.05.26 01:59
수정 : 2026.05.26 01: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과 중동 질서 재편을 연계한 '빅딜 구상'을 공개했다. 이란과의 전쟁 종식 합의 조건으로 중동 주요 이슬람 국가들에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 가입을 사실상 요구하면서다. 다만 파키스탄이 즉각 거부 의사를 밝힌 데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모든 국가가 즉시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이란이 미국과 합의에 서명한다면 이란 역시 세계 연합의 일원이 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길 것"이라며 이란의 협정 참여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파키스탄·튀르키예·이집트·요르단 정상들과 통화했다며 이들 국가에 집단적으로 아브라함 협정 가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미 협정 가입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도 통화 대상에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 매우 복잡한 퍼즐을 맞추기 위해 기울인 노력을 고려하면 모든 국가가 즉시 협정에 가입하는 것이 의무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가 즉시 서명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악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는 자신이 이란 재공격을 보류하고 종전 협상에 나선 만큼 중동 국가들 역시 외교적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특히 이란과의 휴전·핵 협상을 단순한 전쟁 종식이 아닌 중동 질서 재편 계기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현실 장벽은 높다. 파키스탄은 즉각 반발했다.
파키스탄 안보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이란 휴전 외교를 활용해 아브라함 협정 확대를 밀어붙이려는 시도"라면서도 "두 문제는 서로 연결돼 있지 않으며 그렇게 만들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파키스탄은 그러한 요구를 따를 의무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쉽게 움직이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이슬람 성지 메카와 메디나를 보유한 사우디는 이스라엘 승인 문제를 단순 외교가 아닌 국가 안보·종교 정통성 문제로 보고 있다. 사우디는 그동안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위한 로드맵 합의 없이는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튀르키예·이집트·요르단은 이미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만 가자 전쟁 이후 관계가 악화된 상태다. 가자지구 군사작전에 대한 반이스라엘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공개적 협정 확대 논의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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