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집 내놔요"...지방부자들 슬그머니 'U턴'

파이낸셜뉴스       2026.05.27 10:09   수정 : 2026.05.27 14:44기사원문
지방 자산가 '포트폴리오 이동' 고심
'서울 원정매수', 경상도서 20%이상 줄어
전북, 경기보다 매매가격지수 상승 높아
2억 쑥 오르는 등 지방서 신고가 속속 등장



[파이낸셜뉴스] #. "최근 집을 샀는데 매도인이 대전 사람이었다. 다주택과 비거주 압박에 의한 처분이라고 했다." (경기 성남시 아파트 매수자 40대 A씨)

#. "집주인이 울산 사람인데 집을 내놓겠다고 한다.

중개사 얘기를 들어보니 지방 분들이 꽤나 고민을 하는 모양이다." (서울 동작구 아파트 세입자 30대 B씨)

■지방 자산가 '자산 재배치' 움직임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경기권 세입자들은 '지방 사람인 집주인이 집을 팔려고 한다'는 연락을 심심치 않게 받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 부동산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자산 재배치'를 두고 고심을 이어가던 지방 자산가들의 움직임이 수도권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고액자산가 대상 부동산 자문 전문가는 "지방 자산가 중에서도 수도권에 여러 채를 가진 이들은 5월 9일까지 한 채 외에 처분한다는 의지가 강했고, 서울에 한 채만 가진 이들도 여러 시나리오를 짜며 포트폴리오 이동 계획을 짜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비수도권 거주자들이 서울 아파트를 사는 이른바 '원정 매수'도 감소하는 분위기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4월 서울 주택 매수자 중 경북에 주소지를 둔 이는 393명으로, 직전 동기간인 2025년 9~12월(513명) 대비 23.4% 줄었다. 경남도민의 원정투자는 20.1%(1022명→817명) 감소했고, 세종은 17.6%(296명→244명), 광주는 11.6%(303명→268명) 줄었다.

수도권 아파트를 대상으로 강력한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원정매수가 주춤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지방에서는 수도권의 대출 규제가 강할수록 포트폴리오 관리를 위해 자신이 활동하는 지역의 핵심지 자산을 매입하려는 욕구가 강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지방 대장 아파트 줄줄이 신고가

이런 가운데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지방 아파트가 올해 들어 회복 국면을 맞이하는 모습이다. KB부동산이 집계한 4월 기준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을 살펴보면 전북의 상승률은 0.48%, 경기도 상승률(0.43%)보다 높았다. 이외에도 △울산 0.28% △전남 0.22% △대전 0.2% △경남 0.13% △충북 0.11% △강원 0.11% 등이 0.1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제로 지방 핵심지의 대장 아파트에서는 고가의 손바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인프라를 갖춘 전북 전주시 서부신시가지아이파크 전용 216㎡는 지난 3월 17억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전주시 신축인 포레나전주에코시티는 116㎡가 3월 11억5500만원에, 84㎡가 이달 8억1500만원에 최고가 거래를 맺었다.

충북 청주시 신영지웰시티1차 124㎡는 이달 들어 11억원과 10억45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13억3000만원에 팔렸다. 2주 사이에 2억원 이상이 오른 것이다. 이달 부산 남구 '더블유' 104㎡도 지난해 10월 대비 3억원 이상 오른 19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대전에서는 구축임에도 교통 접근성과 학군을 갖춘 '목련'이 137㎡를 제외한 모든 평형에서 올해 최고가 매매가 이뤄졌다.


다만 일부 핵심지 혹은 신축에 대한 수요만 강세를 보이면서, 지방에서도 양극화는 극심해질 전망이다. 윤 랩장은 "대구는 수성구, 부산은 마린시티·센텀시티 등이 잘 나가지만 그외 지역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서울이 한강벨트와 한강벨트 외 지역이 양극화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지방도 일부 핵심지는 규제지역이 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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