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94원 나락 갔는데"…또 '2배 ETF' 사겠다는 개미들 "잘 찍으면 750%"
파이낸셜뉴스
2026.05.27 06:00
수정 : 2026.05.27 08: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 직장인 조정민씨(37·가명)는 이달 초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듣고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대량 매수했다. 코스피가 하락하면 2배로 수익을 내는 이른바 '곱버스'였다. 함께 주식을 하는 친구들은 조씨를 만류했지만, 그는 "이건 너무 올랐다.
이제 빠질 때가 됐다"는 확신에 차 있었다.
#2. 직장인 윤명재씨(40·가명)는 27일 상장하는 삼성전자 2배 레버리지 ETF만을 기다리며 매수를 준비했다. 26일 코스피가 8000을 돌파하고 삼성전자가 30만원, SK하이닉스가 200만원을 터치하는 걸 보면서 확신이 생겼다는 윤씨는 보유 중이던 주식 일부를 정리해 예수금을 만들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이제 시작이다. 2배면 수익도 2배"라는 생각이었다.
곱버스 94원…1만원짜리가 '100원짜리'가 된 6년
26일,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장중 93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100원선 아래로 밀린 건 상품 출시 이후 처음이며, 2020년 3월 코로나 폭락장에서 기록했던 최고가 1만2815원과 비교하면 사실상 가격이 소멸 수준까지 내려온 셈이다.
다른 인버스 상품들도 신세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같은 날 TIGER 200선물인버스2X는 전일 대비 9.09% 내린 100원, RISE 200선물인버스는 3.31% 하락한 1314원에 거래를 시작해 횡보했다. 국내 증시 급락에 베팅하는 대표 상품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곱버스' 상품들이 최근 강세장 속에서 힘을 잃은 것이다.
최근 AI·반도체 중심의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하락 베팅 상품 전반에 자금 이탈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과거 코로나19 팬데믹이나 긴축 우려 국면에서는 인버스 ETF가 개인 투자자들의 대표적인 방어 수단으로 주목받았으나, 최근 상승장 추종 심리가 강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게 시장의 설명이다.
반대 방향, 상승 '2배'가 온다
곱버스가 신저가를 찍고 있는 가운데, 27일 정반대 방향의 '2배' 상품이 시장에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루 주가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2X 상품 16개가 동시에 상장되는데, 이중 정방향 레버리지 상품이 14개에 달하는 점이 눈에 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변동성에 따른 손실 위험이 매우 큰 상품"이라며 공식 투자주의보를 발령했지만, 시장의 온도는 벌써 뜨겁게 달아올랐다. '30만전자'와 '200만닉스'도 아직 저평가됐다는 낙관론이 투심을 끌어올리고 있다. 홍콩에 상장된 'CSOP SK하이닉스 데일리 2배 레버리지 ETF'가 누적 수익률 750%를 낸 사례도 계속 회자되고 있다.
"크게 벌고 크게 잃는다"…금융당국이 투자주의보 내린 이유
레버리지 상품이 위험한 진짜 이유는 변동성에 취약한 구조때문이다. 상승장에서는 적은 돈으로 2배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지만, 여러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일반 ETF와 달리 한 종목 등락률에 수익이 좌우되기 때문에 변동성에 취약하다.
개별 기업의 실적전망이나 산업 환경 변화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고 호재나 실적 이벤트 등 특정 시점에 투자금이 일시에 유입됐다 빠져나가는 수급 쏠림이 나타날 위험도 크다. 뿐만 아니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괴리율 역시 일반 상품 대비 클 수밖에 없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싸게 살 수도 있는 상품을 비싸게 살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단기간에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국내 주식의 가격 제한폭이 ±30%이기 때문에, 레버리지 상품은 이론상 최대 60%의 손실이 가능한 구조다. ETF이지만 레버리지 상품은 장기투자에는 적합하지 않은 까닭이다. 이 때문에 상품명에는 분산 투자라는 인식을 주는 'ETF' 용어가 빠지고 기존 사전교육 1시간에 더해 별도의 심화 교육 1시간을 이수하며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 이상 예치하게 하는 등 보호 장치도 마련됐다.
'껄무새'가 되기 싫은데 오늘도 결국 "살 걸, 팔 걸, 버틸 걸…" 주식도, 부동산도, 재테크도 다들 나 빼고 잘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어려운 투자의 세계, 손뼉 치며 공감할 [개미의 세계]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함께 공유하고 싶은 투자 사연이 있는 개미들의 제보도 기다립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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