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는 AI가, 출시 날짜는 우연?…스벅 '탱크데이' 관련자 무더기 징계
파이낸셜뉴스
2026.05.26 16:24
수정 : 2026.05.26 16:36기사원문
스타벅스 코리아 '탱크데이' 마케팅 관련 15명 대상 조사 결과 발표
"기존 문구와 운율 맞추려 AI 참조… 5·18 연관성 상상도 못 해"
[파이낸셜뉴스] 스타벅스 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이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했다는 논란에 대해, 신세계그룹 측이 "논란이 된 문구는 인공지능(AI)을 참조해 만든 것일 뿐 고의성은 없었다"는 내부 조사 결과를 내놨다.
신세계 측은 이번 조사의 핵심 쟁점이었던 '사전 모의 및 고의성' 여부에 대해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5·18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은 홍보 문구('책상에 탁')에 대해 조사 대상자들은 "기존 텀블러 홍보 문구인 '가방에 쏙'과 라임(운율)을 맞추기 위해 생성형 AI에 물어보고 참고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팀장부터 대표이사까지 4단계의 보고를 거쳤으나, 이 과정에서 누구도 해당 문구가 5·18 민주화운동과 연결될 것이라고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신세계 측은 실무진의 심각한 역사인식 부재에 대해서는 고개를 숙였다.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은 "조사 과정에서 논란 직후 일부 임직원이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수완 대외협력본부장(부사장)은 "마케팅팀 직원들의 연령대가 2030 세대인데, 이들의 역사의식이 사회 일반의 인식과 동떨어져 있었다"며 그룹 차원의 역사인식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회사 차원의 자체 조사에는 뚜렷한 한계도 존재했다. '탱크데이'라는 명칭을 최초로 제안한 직원을 포함해 핵심 커머스팀 실무자 3명이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휴대전화 포렌식 제출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또한, 사내 메신저의 서버 보관 기간이 1주일에 불과해 최초 기획 단계의 정확한 대화 내용을 복원하는 데 실패했다.
이날 신세계는 온라인상에서 제기된 각종 숫자 연관 의혹(용량, 출시일 등)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탱크' 텀블러는 해외 제조사가 물탱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것으로, 2023년부터 호주와 태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동일한 이름으로 판매되어 온 제품이다. 논란이 된 503mL 용량 역시 17온스(oz)를 글로벌 기준에 따라 환산한 것이며, 세월호 참사일인 4월 16일 출시에 대해서도 "스타벅스 측은 4월 20일을 제안했으나 행사 업체 측의 브랜드 일정에 따라 16일로 최종 확정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마케팅을 담당한 이커머스팀 직원 5명 전원을 직무 배제 및 해임 조치했으며, 손정현 전 대표와 담당 임원 역시 해임했다.
신세계 측은 "향후 경찰 조사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 폄훼 고의성이 조금이라도 확인될 경우, 관련자에게 민·형사상 최고 수준의 책임까지 묻겠다"고 강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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