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美마이크론에 '판정패'.. 차량용 메모리 점유율 격차 확대

파이낸셜뉴스       2026.05.26 18:18   수정 : 2026.05.26 18:18기사원문
국내 19.8% vs 마이크론 51%
AI센터 메모리 공급 집중 영향
SDV 확산으로 수요 급증 예고
OEM 협력·판매 기반 구축 시급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과 미국 마이크론의 차량용 반도체 점유율 격차가 2022년 15.7%p에서 2024년 19.8%p로 3년 새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공급에 역량을 집중하는 사이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의 열세가 굳어진 것이다. 향후 자율주행·소프트웨어중심차(SDV) 확산으로 차량당 메모리 탑재 용량이 2030년 4테라바이트(TB)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응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간한 'K-메모리의 사각지대, 차량용 반도체'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점유율은 D램(DRAM) 65.8%, 낸드(NAND) 51.3%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차량용 메모리에서는 국내 기업 합산 점유율이 19.8%(D램 24.6%, 낸드 18.1%)에 그치는 반면, 미국 마이크론이 시장의 과반(51.7%)을 차지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장홍창 한국자동차연구원 기술정책실 책임연구원은 "국내 기업은 신뢰성 중심의 구형 차량용·산업용 반도체 개발보다 고성능·대용량 중심의 AI 서버·모바일용 반도체를 빠른 개발 사이클로 공급하는 전략을 택해 메모리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확보해왔다"며 "반면 차량용 시장엔 2010년대 중반에 후발 주자로 진입해 신뢰성 기술 축적이 늦어진 결과"라고 진단했다.

마이크론이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구축한 배경엔 1990년대 초 조기 진입과 장기적 사업 다변화 전략이 있다. 마이크론은 미국 버지니아 머내서스 공장을 자동차·산업용 반도체 장기 생산거점으로 운영하고, LPDDR5/5X ISO26262 ASIL-D 및 AEC-Q100 인증을 경쟁사보다 선제적으로 획득했다. 아울러 퀄컴·엔비디아 등 주요 차량용 시스템온칩(SoC) 기업과 초기 설계 단계부터 협력하며 록인(Lock-In) 효과도 형성했다. 여기에 미국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을 통해 차량용 메모리 생산 팹에 63억7500만달러 이상의 보조금과 25~35% 수준의 세액공제 혜택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수요 측면의 변화도 심상치 않다. 현재 상용화된 로보택시에는 일반 차량 대비 20~30배 수준인 200GB 이상의 D램이 탑재되고 있으며, 일반 차량 기준으로도 현재 평균 90GB에서 2026년 278GB, 2030년에는 4TB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공급 불안도 현실화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가 업계의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하면서,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차량용 메모리는 생산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구조적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S&P글로벌은 차량용 D램이 전년 대비 70~100% 가격 상승과 함께 재고 소진으로 인한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 책임연구원은 "차량용 메모리는 모바일·가전 대비 단가가 높고, 인증 후 공급처 변경이 어려워 장기 공급계약이 일반적인 만큼 메모리 산업 하강기에도 안정적 수익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며 "국내 기업이 메모리 시장 교섭력이 강한 현시점을 활용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및 부품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신규 인증·판매 기반을 구축해 점유율 확대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마이크론이 2022년에 완료한 LPDDR5/5X ISO26262 ASIL-D 인증을 삼성전자는 2024년에, SK하이닉스는 올해(2026년) LPDDR5X 동일 등급으로 각각 완료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