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상자산 기관화' 급물살… 국내도 '금융 슈퍼앱' 구축 박차

파이낸셜뉴스       2026.05.26 18:28   수정 : 2026.05.26 20:32기사원문
美 클래리티 액트 7월 통과 추진
웹3 생태계, RWA로 빠르게 이동
시큐리타이즈, 증시 상장 가시화
토큰화 규제 샌드박스 도입 임박
韓도 2단계 입법 논의 재개 앞둬

미국 가상자산 시장 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액트'의 상원 통과 임박과 실물자산토큰화(RWA) 플랫폼 회사 시큐리타이즈의 증시 상장 가시화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기관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해 스테이블코인 중심이었던 웹3 생태계 무게 중심이 올 하반기 기점으로 RWA로 빠르게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다.

26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제도화의 이정표가 될 클래리티 액트가 최종 관문을 향해 가고 있다.

미국 백악관과 공화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전인 7월 법안 통과를 목표로 추진력을 높이고 있다.

규제 명확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미국 RWA 인프라 플랫폼인 시큐리타이즈의 증시 입성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블랙록이 지분투자를 한 시큐리타이즈는 스팩(SPAC) 합병법인을 통해 올 하반기 나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가 예상하는 시큐리타이즈의 상장 이후 시가총액은 약 20억~24억 달러 규모다.

전통 금융기관들이 시큐리타이즈에 주목하는 이유는 발행 방식의 '정공법'에 있다. 기존 RWA 플랫폼이 주식을 예탁기관에 묶어두고 이에 대응하는 토큰을 발행하는 '담보형 발행'을 택한 반면, 시큐리타이즈는 발행사와의 협의 아래 토큰을 발행하고 주주의 권리를 온전히 보장하는 '네이티브 발행'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업계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글로벌 금융 시장의 토큰화 규모도 확장성이 높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에 따르면 글로벌 주식 및 채권 시장 규모(약 271조8000억달러)의 단 10%만 토큰화를 해도 자산 규모가 27조 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블랙록이 머니마켓펀드(MMF) 토큰인 '비들(BUIDL)'을 탈중앙화거래소(DEX)인 유니스왑(Uniswap)과 연계한 것도 금융 인프라의 블록체인(온체인) 이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역시 제도화의 고삐를 죄고 있다. 친가상자산 성향의 폴 앳킨스 SEC 의장은 주식의 온체인 거래를 실험하기 위한 '혁신 면제' 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토큰화 흐름 속에서 국가적 차원의 금융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타이거리서치가 발표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제3자에 의한 무허가성 주식 토큰화가 난립할 경우 기존 뉴욕증권거래소(NYSE)나 나스닥 같은 독점적 중앙 거래소의 자금이 여러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쪼개지는 이른바 '유동성의 파편화'가 초래될 수 있다. 이는 거래 플랫폼 간 자산 가격 괴리를 유발하고 체결 오차를 키워 전체 시장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도 패러다임 전환을 앞두고 있다. 토큰증권(STO) 관련 개정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이 내년 초 시행을 앞둔 가운데, 금융당국의 세부 가이드라인이 오는 7월 발표될 예정이다. 지방선거 일정 등으로 법안 발의 및 논의가 지연됐던 '디지털자산기본법안(2단계 입법)' 역시 선거 이후 논의가 본격 재개될 전망이다. 이러한 규제 정비에 앞서 대형 금융기관들 역시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확보 및 인수합병(M&A)을 통한 영토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주식, 펀드, 가상자산을 단일 플랫폼에서 거래시키는 '금융 슈퍼앱' 구축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블록체인 기술 내재화를 통한 미래형 금융 인프라 선점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토큰증권의 대상을 조각투자 등 비정형 자산을 넘어 주식, 채권, MMF 등 정형자산으로 확대하기 시작한 점은 시장에 이정표를 제시했다. 신한투자증권 박성제 연구원은 "기존 증권 인프라는 발행, 예탁, 청산, 결제, 명의개서, 배당·이자 지급이 여러 중개기관을 거쳐 분리돼 있는 반면 토큰화 증권은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투자자 적격성 확인, 이자지급, 담보활용 등을 프로그램화할 수 있다"면서 "증권업의 운영 구조를 바꾸는 변화 속에 채권과 주식 등 높은 유동성을 가진 자산들이 선제적으로 토큰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급변하는 가상자산 시장 패러다임 변화를 진단하고 한국 금융기관의 활로를 모색하는 공론의 장이 열린다. 파이낸셜뉴스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공동 주최하고 블록체인법학회가 후원하는 '토크노미 코리아 2026'이 내달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KRX) 컨퍼런스홀에서 개최된다.

'투자포트폴리오 뉴웨이브, 크립토의 기관화'를 주제로 열리는 토크노미 코리아에서는 캐서린 첸 바이낸스 기관 부문 총괄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의 크리스토퍼 젠슨 디지털 자산 리서치 디렉터가 'RWA, 투자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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