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이 조의금 봉투 따로 챙겼습니다"…혈액암 남편 장례식서 터진 고부갈등

파이낸셜뉴스       2026.05.27 07:54   수정 : 2026.05.27 07: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혈액암 투병 끝에 유명을 달리한 남편의 장례 도중 시어머니와 갈등을 겪었다는 3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JTBC '사건반장'에는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낸 뒤 시가 식구들과 마찰을 빚었다는 여성 A 씨의 제보가 소개됐다.

A 씨는 7년 전 결혼해 현재 6살 아들을 양육하는 중이다.

자신의 상황에 대해 "남편은 결혼 전부터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한없이 잘하는 사람이었다"며 "시어머니는 결혼 전부터 '네가 복이 많아 이런 남편과 결혼한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이 이어지며 고부 간의 마찰이 시작됐다. 시어머니는 아들이 과거에 비해 연락이 뜸하고 용돈 주는 것도 잊는다며 섭섭함을 표시했고, A 씨는 이를 흔한 고부 갈등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2년 전 건강했던 남편이 혈액암 판정을 받게 됐다. A 씨는 "남편은 혹시 자신이 먼저 떠나게 되면 연명치료는 하지 말고 화장해 달라고 했다"며 "수목장이든 자연장이든 답답하게 갇혀 있는 방식은 싫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남편은 이러한 의사를 시댁 측에도 분명히 전했으나 시부모는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눈물만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 씨는 어린 아들을 친가에 맡기다시피 조력하며 남편의 간병에 전념했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병문안을 올 때마다 훈수를 두었으며, 치료비 걱정보다는 "아들 돈을 다 쓰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A 씨의 헌신적인 간병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다른 장기로 암세포가 전이되면서 결국 숨을 거뒀다.

A 씨는 "남편에게 '아들은 내가 잘 키울 테니 걱정하 말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며 "아들도 슬픔을 참는 모습이라 더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례식장에서는 더욱 깊은 갈등이 수면 위로 올랐다. 시어머니가 고인의 유언이었던 화장을 강력하게 반대하며 "내 아들인데 왜 네 마음대로 하냐"고 소리를 지르고 손가락질을 했다고 한다.

A 씨는 "처음에는 아들을 잃은 슬픔 때문이라고 생각해 참으려 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의견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이어 "시어머니는 상복 입은 손주를 한 번도 안아주지 않았고 장례식장에서도 따로 떨어져 있었다"며 "밤새 빈소를 지킨 건 결국 저와 아들뿐이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장례식장 관계자로부터 얘기를 접하고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직원이 시가 식구들이 조의금 봉투를 따로 챙겨 가방에 넣고 있다고 알려줬다"며 "병원비나 장례비를 도와준 것도 없는데 조의금까지 가져가는 모습에 너무 허탈했다"고 토로했다.

다만 화장 절차는 다른 친척들의 중재 끝에 남편의 생전 뜻에 따라 진행됐으나, 이후 장지 방식인 자연장과 납골당 안치 결정을 놓고 여전히 유족 간 갈등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남편을 잃은 아내의 마음, 아들을 잃은 엄마의 마음이 서로 상충한 거다. 이 경우에는 모든 결정이 아이 위주로 하는 게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지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감정이 좀 가라앉은 후에 정리해야지 현재로서는 싸움만 날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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