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 뛰고 유가 꺾이고'… 겹호재 맞은 해운업계 수익성 '청신호'

파이낸셜뉴스       2026.05.27 08:35   수정 : 2026.05.27 08: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글로벌 해상운임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국내 해운업계의 하반기 수익성 개선에 뚜렷한 청신호가 켜졌다. 물류 차질 우려로 운임 단가는 계속 오르는 반면, 선박 운영의 핵심 원가인 연료비 부담은 줄어들면서 컨테이너 선사들의 마진이 대폭 확대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송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2일 기준 2218.15를 기록하며 4주 연속 랠리를 펼치고 있다.

지난 4월 말까지만 해도 1900선 초반에 머물던 지수가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2200선을 거뜬히 돌파한 것이다. 주요 노선인 미주 동안 운임은 1FEU(12m 컨테이너 1개)당 4313달러로 뛰었고, 유럽과 지중해 노선 역시 각각 1905달러(1TEU당), 3207달러로 동반 상승하며 전 세계적인 운임 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해운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누렸던 호황기가 끝나자 글로벌 경기 침체와 선복량(적재능력) 과잉에 시달리며 운임이 곤두박질치는 긴 '보릿고개'를 겪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1·4분기에는 중동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마저 최고조에 달하며 선박 연료비가 급등해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국내 1위 선사인 HMM조차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나 급감한 2700억원에 그쳤다. 벙커유(싱가포르 380CST 기준) 평균 가격이 t당 530달러로 뛰어오르며 원가 압박이 거세게 작용한 탓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해운사들을 짓누르던 유가가 눈에 띄게 안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 간의 협상 진전 기대감으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가능성이 부상하며, 지난 25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7.15% 하락한 배럴당 96.14달러, WTI(서부텍사스산 원유)는 6.51% 내린 90.31달러로 마감하는 등 하루 만에 7% 안팎의 급락세를 연출했다.

컨테이너선사 입장에서 '운임 상승'과 '유가 하락'의 조합은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끄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운임이 올라 매출 외형이 커지는 동시에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연료비가 절감되면서 이익 스프레드가 극대화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물론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상존한다. 단기 스팟 운임 지표인 SCFI가 장기 계약 실적에 오롯이 반영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리며, 국제유가 하락분이 실제 선박 벙커유 구매 단가에 적용되는 데에도 시차가 존재한다.
또한 중동 정세의 변동성이 워낙 커 완전한 긴장 완화를 단정 짓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증권가와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의 시장 펀더멘털이 선사들에게 강력한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1·4분기에는 운임 하락과 연료비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었다면, 2·4분기 이후부터는 운임 반등과 유가 하락이 맞물리는 우호적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의 운임 강세가 유지된다면 국내 선사들의 수익성은 바닥을 다지고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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