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7kg 아기천사가 3명 살렸다"...9개월 살다간 소민이, '장기기증'하고 떠나

파이낸셜뉴스       2026.05.27 10:57   수정 : 2026.05.27 13: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생후 9개월 된 영아가 뇌사 상태에 빠진 뒤 환자들을 위해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뇌사 빠진 영아... 장기기증으로 3명에 새 생명


2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생후 9개월 된 장소민양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나누고 작별했다.

장양은 지난달 19일 고열 증세가 발현돼 1차 의료기관을 찾았으나 증상이 가라앉지 않았다.

이후 전신 상태가 나빠지면서 복수의 병원을 전전한 끝에 세균성 뇌수막염이라는 판정을 받았고,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끝내 뇌사 소견을 받았다.

장양의 간과 신장, 소장이 기증 절차를 거쳐 환자 3명에게 각각 공여됐다. 모친 박모 씨는 초기 기증을 거부했으나, 배우자의 간곡한 권유로 논의를 거듭한 끝에 동의 서류에 서명했다.

박씨는 "세상 어딘가에 소민이의 흔적이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믿고 싶다"라는 남편과 가족의 의견에 동의하게 됐다"며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그냥 가기보다 좋은 일을 하고 가는 게 낫지 않겠냐"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7월 2.5kg의 저체중으로 출생한 장양은 발달 속도가 다소 느려 생후 9개월 차에도 체중이 7kg 안팎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식단과 영양 관리에 공을 들이며 성장 과정을 지켜보던 중 비보를 접했다. 지난 4월 다녀온 벚꽃 나들이가 마지막 외출이 됐고, 5월 계획했던 여행은 실행되지 못했다.

"아기만 봐도 눈물... 다음 생엔 아프지마" 부모들의 마지막 인사


박씨는 "남편은 소민이와 비슷한 아기만 보아도 갑자기 눈물을 쏟아낸다"라며 "더 많이 안아줘야 했는데 뱃속에 있을 때보다 더 짧은 시간을 살고 떠난 게 가슴이 아프다"라고 전했다.

임종 직전 미안한 감정 탓에 다음 생에 다시 인연을 맺자는 말도 건네지 못했다는 박씨는 "누구의 딸이든 상관없으니 다음 생에는 부디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만 자라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식을 받은 수혜자들을 향해서도 "더는 힘들지 않고, 아프지 않게 잘 살아가길 바란다"라는 뜻을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생후 9개월, 세상에 머문 시간은 짧았어도 소민 양이 남긴 나눔의 흔적은 세 가족의 삶을 바꾸었다"라며 "이 숭고한 결단이 더 많은 분께 생명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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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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