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40억 털렸다" 신고한 30대男…알고보니 140억 사기단 총책이었다

파이낸셜뉴스       2026.05.28 05:20   수정 : 2026.05.28 08: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 송파구의 한 무인창고에 현금 68억 원을 보관하다 40억 원을 도난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던 30대 남성이 도리어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경찰의 집요한 자금 출처 추적 결과, 이 어마어마한 현금 다발의 정체가 140억 원대 '코넥스 사칭 투자 사기' 사건의 범죄 수익금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27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30대 남성 여모 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전날 서울동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 씨는 송파구의 한 임대형 무인창고에 현금 68억 원을 숨겨두고 있다가, 창고 관리 직원인 40대 심모 씨에게 약 40억 원을 도둑맞았다며 112에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용의자 심 씨를 검거하고 도난당한 현금 40억 원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관리 직원은 대법원에서 징역 3년 형이 확정됐다.)

하지만 경찰은 회수한 돈을 신고자인 여 씨에게 돌려주지 않고 오히려 그를 향해 수사망을 좁혔다. 수십억 원의 현금을 은행이 아닌 무인창고에 보관한 점, 그리고 자금 출처에 대해 여 씨가 "자영업을 하는 사업자금"이라며 횡설수설하는 점을 수상히 여겼기 때문이다.

경찰의 추가 수사 결과, 여 씨가 잃어버렸다고 주장한 현금의 실체는 철저히 은닉된 '범죄 수익금'이었다.

이 돈은 지난 2021년 발생한 '코넥스(KONEX·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사칭 거래소 사건'으로 가로챈 자금의 일부로 드러났다. 당시 범죄 조직은 코넥스의 명칭을 도용한 가짜 사이트를 개설하고, 국내 유명 금융투자사와 제휴를 맺은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여 약 300명으로부터 140억 원 이상을 뜯어냈다.


놀랍게도 도난 신고를 했던 여 씨는 이 사기 조직의 총책이었다. 그는 구속기소 되었으나 2022년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난 바 있다. 석방 이후 무인창고에 몰래 숨겨둔 사기 수익금을 창고 직원에게 도둑맞자, 이를 되찾기 위해 스스로 경찰을 불렀다가 자충수를 둔 셈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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