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자꾸 엄마 때리지마"…아이 앞에서 아내 폭행한 남편 "피해자 코스프레 하네"

파이낸셜뉴스       2026.05.28 11:11   수정 : 2026.05.28 13: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결혼 7년 차 남편의 가스라이팅과 폭력에 시달리다 이혼을 결심한 한 여성이 법적 조언을 구했다.

아이가 폭행 인식하는 순간 '이혼 결심'한 아내


2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7년 차 5살 아들을 키우고 있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남편은 미술학원 강사다.

연애할 땐 그림을 그리는 사람답게 세심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는 점점 이상해지더라"고 운을 뗐다.

그는 "치마를 입은 날엔 '왜 치마를 입었냐', '화장은 왜 했냐, 잘 보일 사람이 있느냐' 등 간섭을 했고, 친구를 만나러 가면 하루 종일 전화를 했다. 조금만 늦어도 '누구랑 있었냐. 남자라도 있었냐' 라고 추궁했다"고 토로했다.

남편의 행동은 손찌검으로까지 이어졌다. 아이 어린이집 행사 뒤풀이가 있었던 날, 엄마들과 커피를 마시고 집에 늦게 들어간 A씨를 향해 남편은 휴대전화를 던지며 화를 냈다. 이에 A씨는 "내가 허락받고 살아야 해?"라고 맞서자 남편은 그의 팔을 잡고 벽으로 밀쳤다.

A씨는 "더 충격적인 건 남편의 반응이었다. 제가 울자 남편은 '피해자 코스프레 한다. 내가 때렸냐? 밀쳤지'라고 하더라. 그 뒤로도 남편은 '내가 다른 데서 화내는 거 봤어? 너 아니면 화낼 일 없어', '다른 남자였으면 너랑 못 살았어'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며 "하도 듣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정말 제가 잘못한 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 나중에 그게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결정적인 일은 아이 앞에서 벌어졌다"며 "술을 마시고 들어온 남편이 집안 꼴이 뭐냐고 짜증을 냈고, 저도 피곤했기 때문에 그 말을 못 들은 척했더니 식탁을 발로 차더라. 그러자 놀란 아이가 울음을 터트렸고, 남편은 제 어깨를 밀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쳤고, 아이는 울면서 '아빠 자꾸 엄마 때리지 마'라고 소리쳤다"며 "아이가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었다는 생각에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했다.

이후 A씨는 그동안 몰래 녹음해 둔 파일을 다시 확인했다. 파일에는 남편의 욕설과 아이의 울음소리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A씨는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왔지만 남편은 '부부 싸움 몇 번 한 걸 가정폭력으로 과장한다'며 이혼하자고 하더라. 저도 더는 이 결혼을 이어갈 수 없을 것 같다"고 조언을 구했다.

변호사 "가스라이팅과 폭행 결합, 이혼 사유...입증이 중요"


해당 사연을 접한 홍수현 변호사는 "신체적 폭행이 없더라도 가스라이팅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심리적 학대에 해당한다"며 "가스라이팅이 폭언·폭행과 결합된 경우 이혼 사유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처럼 남편이 아내에게 폭언·폭행·가스라이팅을 했다면 남편의 청구로 이혼을 하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홍 변호사는 "이혼 소송에서 유책 배우자는 상대방에게 위자료 지급할 책임이 있다"며 "유책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정도, 혼인관계 파탄의 원인과 책임, 배우자 연령과 재산 상태 등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참작해 법원이 직권으로 위자료 액수를 정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가스라이팅은 외부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특성상, 실무상 입증이 어렵다"며 "사연자가 남편의 가스라이팅 입증하기 위해서는 남편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 대화 내역, 녹취록이나 정신건강의학과 진단서와 상담 기록 등을 잘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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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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