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걱정 '잔뜩'···금통위에 흐르는 긴축 기류

파이낸셜뉴스       2026.05.28 11:00   수정 : 2026.05.28 12:07기사원문
기준금리는 8연속 연 2.50%로 동결
6개월 점도표엔 21개 중 19개 '인상'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일단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중동 사태에 따른 물가 우려를 질적, 양적 측면에서 모두 드러냈다. 공급 쪽에서 시작된 물가 오름세가 수요 측 압력까지 받아 앞으로 보다 가팔라질 것으로 봤다. '6개월 점도표'에선 점 21개 중 19개가 '인상'에 찍혔다.

금통위는 2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이후 "세계경제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도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및 공급 차질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겠으나 물가 상승 압력은 상당폭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제금융시장에선 미국·이란 간 협상 지연,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 등에 영향을 받아 국채 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긴축을 해야 하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국내 경제를 두고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나타냈다. 금통위는 "4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 가격이 큰 폭 상승하면서 2.6%로 높아졌으나 근원 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2.2%를 유지했다"며 "앞으로도 물가 오름세는 국제유가 상승 파급 영향이 확대되는 가운데 소득 증가에 따른 수요 측 압력도 점차 증대되면서 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이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7%로 발표됐다. 지난 2월 전망치(2.2%)보다 0.5%p 높아졌다. 근원물가 상승률 역시 2.1%에서 2.4%로 뛰었다.

금통위는 이와 함께 "국고채 금리가 국내외 인플레이션 우려 및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상승했다"며 "원·달러 환율도 미 달러화 강세, 외국인 주식 순매도 지속 등으로 1500원 내외 수준으로 다시 높아졌다"고 짚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2.50%로, 8연속 동결 결정을 내렸지만 유상대·장용성 금통위원은 2.75% 인상이 필요하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신현송 한은 총재를 비롯한 5명은 동결에 찬성했다.

무엇보다 점도표에서 총 21개 중 2개(동결)를 제외한 19개가 인상에 찍혔다. 2.75%와 3.00%에 각각 7개, 10개가 놓였고 3.25%에도 2개가 있었다. 조건부 6개월 금리 전망인 만큼 인상폭이 0.25%p라는 전제하에 연내 3차례 인상을 할 수 있단 판단까지 나온 셈이다. 인하는 없었다. 점도표는 2·5·8·11월 경제전망 발표 때 함께 공개된다.

금통위는 "물가 상승 압력 확대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5월 28일 통화정책방향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2.50% 수준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중동전쟁 영향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진 반면 성장세는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예상보다 확대되고 있고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지만, 중동사태 전개 및 파급영향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사태의 추이와 성장·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세계경제는 AI 관련 투자 확대에도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및 공급 차질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겠으나 물가상승 압력은 상당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이란 간 협상 지연,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 등에 영향받아 국채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내었다. 주가는 AI 투자수요 확대 전망, 양호한 기업 실적 등을 반영하여 큰 폭 상승하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중동사태의 전개양상 및 AI 투자 흐름, 주요국 통화·재정정책 및 통상환경 변화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경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 및 투자 확대, 양호한 소비 흐름 등이 지속되면서 성장세가 크게 확대되었다. 고용은 취업자수 증가 흐름이 이어졌으나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증가 폭은 축소되었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수급 차질 영향이 다소 확대되겠지만 반도체 경기 호조, 추경 등의 영향으로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년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2.0%)를 큰 폭 상회하는 2.6%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성장경로에는 반도체 경기의 확장 정도 및 내수 파급영향, 중동사태 전개상황 및 통상환경 변화 등과 관련한 높은 상·하방 리스크가 잠재해 있다.

□국내 물가를 보면, 4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 가격이 큰 폭 상승하면서 2.6%로 상당폭 높아졌으나,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2.2%를 유지하였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인)은 2%대 후반을 나타내었다. 앞으로도 물가 오름세는 국제유가 상승의 파급영향이 확대되는 가운데 소득 증가에 따른 수요측 압력도 점차 증대되면서 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년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전망치(각각 2.2% 및 2.1%)를 크게 상회하는 2.7% 및 2.4%로 예상된다. 향후 물가경로에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비용상승의 파급 정도, 정부 물가안정 대책의 효과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주요 가격변수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졌다. 국고채금리가 국내외 인플레이션 우려 및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큰 폭 상승하였고, 다소 하락하였던 원/달러 환율도 미 달러화 강세, 외국인 주식 순매도 지속 등으로 1,500원 내외 수준으로 다시 높아졌다. 주가는 중동사태 전개상황 등에 영향받으며 크게 등락하는 가운데서도 기업실적 개선 기대로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였다. 수도권 주택가격은 오름세가 다시 확대된 가운데 추가 상승 기대도 높아졌으며, 가계대출은 제한적인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주택관련대출 증가폭은 다소 확대되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성장은 중동전쟁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견조한 개선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높은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상황에 계속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 통화정책은 물가상승 압력의 확대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다.

□금번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 금융통화위원 5명은 찬성하였으며, 장용성 위원과 유상대 위원은 기준금리를 2.75%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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