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1만원에 샀는데…" 환희에 탄 개미들의 공포체험

파이낸셜뉴스       2026.05.29 06:00   수정 : 2026.05.29 08: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직장인 김병철씨(52·가명)는 28일 하루 동안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전날인 27일 퇴근길에 증권 앱을 켰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치솟는 걸 보고 급하게 추매했다가 마음고생을 했기 때문이다.

김씨가 추매에 나선 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국내 첫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된 날이기도 했다.

하루 종일 개별주 추가매수와 레버리지 상품 매수 사이에서 갈등하던 김씨는 본장이 마감된 뒤에도 두 종목의 상승폭이 커지자 망설임 없이 매수 버튼을 눌렀다. 더 오르기 전에 '불타기'에 들어간 것이다.

"내가 왜 어제 들어갔을까" 롤러코스터에 탄 개미들


실제로 지난 27일 애프터마켓에서 삼성전자는 4.68% 오른 '31만전자'로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12%대 급등을 기록하며 230만원 선에서 장을 마쳤다. 주식 커뮤니티와 종목토론방 등에서도 "더 오르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타야 한다", "삼하는 계속 오를 것"이라며 자신처럼 불타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이대로 순조롭게 우상향이 계속되리라는 믿음에 김씨는 나쁘지 않은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8일 하루 동안 김씨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에 탄 기분을 맛봤다. 이날 두 종목의 결말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9만9500원(-2.44%)으로 30만원선을 지키지 못한 채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228만9000원(+2.05%)으로 소폭 오른 채 장을 마쳤다. 코스피 역시 장중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다가 전장 대비 소폭 하락한 8185.29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장중 흐름은 둘 다 참혹했다. 삼성전자는 어제 고점 대비 낙폭이 한때 10%에 육박했고, 하이닉스도 장중 215만1000원까지 밀렸다. 어제 둘 다 추격 매수한 김씨의 입술이 바짝 마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공포에 사고 환희에 팔아라"…왜 반대로 움직이나


장중 7800선까지 밀렸다가 기습적으로 말아올린 변동성 장세에는 미국-이란 전쟁과 미국 4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발표, 환율 압박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김씨가 마음고생을 해야 했던 상황에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최고점에서 비이성적인 추격매수에 들어간 그의 심리다.

워런 버핏은 "다른 사람들이 탐욕스러울 때 두려워하고, 다른 사람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스러워져라"고 말했다. 쉽게 말하면 '공포에 사고 환희에 팔아라'는 뜻이다. 코스피가 고점을 찍고, 보유한 주식이 신고가를 찍거나 두 자릿수 급등하는 건 말 그대로 환희의 순간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신고가를 찍은 27일은 격언이 말하는 '팔아야 할 순간'에 가까웠다는 얘기다.

하지만 김씨를 비롯한 수많은 개미들은 "환희에 사고 공포에 파는" 행위를 반복한다. 꼭대기에서 매수 버튼을 눌렀다가 다음날 패닉에 빠져 투매하는 일이 반복된다는 뜻이다.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군중 심리'와 '가용성 편향'의 결합인 셈이다. 인간의 뇌는 가장 최근에 접한 생생한 정보를 과대평가한다. 연일 신고가, 사상 최고가, 황제주 등극 소식에 공포의 기억은 희미해지고, 군중 심리에 휩쓸리기 쉬워진다.

특히 28일처럼 장중 3% 넘게 급락했다가 막판에 급반등하는 장세는 개미들의 '손실 회피 편향'을 극대화한다. 급락하는 흐름에서는 손절의 공포에 질려 주식을 던지게 만들고, 막판에는 급반등하며 "지금이라도 다시 타야 하나" 하는 소외공포를 자극해 결국 자산을 엇박자로 갉아먹게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공포에 사고 환희에 팔아라'는 격언은 누구나 알고 있으나, 실제로 실천하기는 이토록 어렵다.

'껄무새'가 되기 싫은데 오늘도 결국 "살 걸, 팔 걸, 버틸 걸…" 주식도, 부동산도, 재테크도 다들 나 빼고 잘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어려운 투자의 세계, 손뼉 치며 공감할 [개미의 세계]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함께 공유하고 싶은 투자 사연이 있는 개미들의 제보도 기다립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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