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또 당하지는 않았다... 마황 폭주 + 불펜 6명 퍼부은 김태형 감독의 독기, 3연패 끊었다
파이낸셜뉴스
2026.05.28 22:04
수정 : 2026.05.28 22:04기사원문
5-0 리드 날린 6회초 수비 실책의 악몽… 전날의 데자뷔에 얼어붙은 사직벌
"실수는 실력으로 덮는다" 6회말 황성빈 결승 3루타·레이예스 적시타 즉각 응수
김진욱 구한 불펜진의 릴레이 호투, 김원중의 K-최준용의 완벽한 마침표
[파이낸셜뉴스] 사직벌에 또다시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는 듯했다. 5점 차의 넉넉한 리드가 순식간에 증발하고, 치명적인 수비 실책이 터져 나오며 스코어는 동점이 됐다.
롯데 자이언츠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6차전 맞대결에서 8-5로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롯데는 지난 24일 삼성전부터 이어져 온 지독한 3연패의 사슬을 끊어냈고, 안방에서 선두 LG에게 스윕을 내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모면했다.
경기 초반의 분위기는 완벽한 롯데의 페이스였다. 롯데는 2회와 3회, 상대 선발 이정용을 거세게 몰아붙이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듯했다. 2회말 롯데는 1사 2, 3루 찬스에서 전민재가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기세가 오른 롯데는 3회말 공격에서 상대의 빈틈을 철저히 파고들었다.
레이예스와 나승엽의 안타, 김동현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만루 찬스. 여기서 박승욱의 강습 타구 때 1루수 오스틴의 홈 송구를 포수 박동원이 놓치는 치명적인 실책이 나오며 행운의 1점을 추가했다.
흔들리는 LG 배터리를 상대로 롯데는 자비가 없었다. 전민재가 또다시 적시타를 때려냈고, 이어진 1, 3루 상황에서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더블 스틸까지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5-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선발 김진욱 역시 4회 박동원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5회까지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가며 무난한 승리를 예감케 했다.
하지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격언은 이날도 증명됐다. LG의 저력은 매서웠고, 롯데의 수비는 결정적인 순간에 또다시 흔들렸다.
6회초,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안타를 내준 김진욱은 1사 1루 상황에서 오스틴을 상대로 평범한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하지만 여기서 좌익수 김동현이 낙구 지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고 공을 떨어뜨리는 뼈아픈 포구 실책을 범하고 말았다. 아웃 카운트가 늘어나야 할 상황이 1사 1, 2루의 위기로 돌변했다.
이 실책 하나가 굴린 스노우볼은 거대했다. 김진욱은 전 타석에서 홈런을 허용했던 박동원에게 1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고, 이어 타석에 들어선 문정빈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홈런을 헌납하고 말았다. 슬라이더 볼배합이 완전히 읽혔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5-5. 전날 6-1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던 악몽이 사직구장을 무겁게 짓누르는 순간이었다. 김진욱은 결국 5⅔이닝 5실점(4자책)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안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흐름이 완전히 넘어갈 수 있었던 절체절명의 위기. 하지만 롯데는 곧바로 이어진 6회말 공격에서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 중심에는 '리드오프' 황성빈이 있었다.
선두타자 한태양의 안타로 불씨를 살린 2사 1루 상황. 타석에 들어선 황성빈이 LG 우강훈을 상대로 좌익수 키를 훌쩍 넘기는 1타점 3루타를 작렬시켰다. 상대 좌익수 이재원의 타구 판단 미스가 겹치긴 했지만, 황성빈의 끈질긴 타격이 만들어낸 값진 결과였다.
다시 6-5로 리드를 잡자, 레이예스가 곧바로 바뀐 투수 김윤식을 두들겨 좌중간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7-5로 달아났다.
승기를 다시 쥔 김태형 감독은 벤치의 모든 카드를 쏟아부었다. 정철원, 현도훈, 홍민기를 짧게 끊어 쓰며 위기를 넘겼고, 7회말 2사 1, 2루의 절체절명 위기에서는 구원 등판한 김원중이 오스틴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포효했다.
위기를 넘긴 롯데는 8회말, 황성빈의 안타와 고승민의 내야 안타 때 보여준 황성빈의 주루 센스가 결합하며 쐐기점까지 뽑아냈다.
8-5로 맞이한 9회초에는 마무리 최준용이 마운드에 올라 LG 타선을 삼자범퇴로 꽁꽁 묶으며 시즌 8세이브째를 수확,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자칫 팀 전체가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었던 경기였다.
하지만 롯데는 실책에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집념을 보여주며 스스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3연패의 사슬을 끊어낸 거인 군단은 이제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창원 원정길에 올라 NC 다이노스와의 주말 3연전을 준비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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