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 1440조원 몸값 뒤엔 삼성·SK 있었다
파이낸셜뉴스
2026.05.29 05:28
수정 : 2026.05.29 05:28기사원문
앤스로픽 기업가치 9650억달러로 오픈AI 추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모두 전략 투자 참여
AI 경쟁이 반도체 공급망 확보 전쟁으로
HBM·AI 서버 메모리 수요 확대 기대감 반영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생성형 AI 생태계 영향력 확대 주목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기업가치 기준으로 오픈AI를 넘어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까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AI 패권 경쟁이 반도체 공급망 동맹전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클로드' 개발사 앤스로픽은 최근 진행한 시리즈H 투자 라운드에서 650억달러(약 97조원)를 유치했으며, 투자 후 기업가치는 9650억달러(약 1440조원)로 평가됐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앤스로픽은 이달 초 기준 연 환산 매출액(ARR)이 47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기업용 AI 수요 확대와 함께 클로드를 업무 현장에 활용하는 고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크리슈나 라오 앤스로픽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자금 조달은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사상 최대 수요에 대응하고 연구의 최전선에 서며 더 많은 업무 현장에 클로드를 도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투자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이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 자격으로 참여해 주목받았다. 세계 3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모두 앤스로픽 투자에 참여한 셈이다.
앤스로픽은 "이들 기업의 기술은 전 세계 메모리·저장장치·로직 칩 공급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며 "협력 관계는 고객 수요에 맞춰 컴퓨팅 역량을 안정적으로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AI 모델 성능 경쟁이 결국 고성능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보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투자를 상징적인 장면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생성형 AI 시장 확대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차세대 메모리 수요 증가로 직결되는 만큼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앤스로픽은 이날 차세대 AI 모델 공개 계획도 발표했다. 사이버 보안 악용 가능성을 우려해 일반 공개를 미뤄왔던 최상위 모델 '클로드 미토스'를 수주 내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앤스로픽은 "이 정도 수준의 능력을 갖춘 모델은 일반 공개 전에 더욱 강력한 사이버 보안 조치가 필요하다"며 "관련 안전 장치를 빠르게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앤스로픽은 지난달 초 전문가 수준의 사이버 보안 취약점 탐지 능력을 가진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 개발 사실을 공개했으나, 해커 등에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해 배포를 보류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미토스의 하위 모델이자 현재 공개 모델 중 최상위 버전인 '오퍼스4.8'도 이날 공개했다.
앤스로픽은 오퍼스4.8이 악의적 사용자의 유도에 동조하는 '오정렬 행동' 비율을 크게 낮췄고, 답변의 정직성과 안정성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또 코딩·에이전트 활용·금융 분석 등 주요 벤치마크에서 오픈AI의 GPT-5.5와 구글 제미나이3.1 프로를 앞섰다고 주장했다. 전문가 수준 추론 능력을 평가하는 '인류의 마지막 시험(HLE)' 지표에서는 49.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오퍼스4.8은 이날부터 이용 가능하며 API 이용 요금은 전작 오퍼스4.7과 동일하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