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엄청난 돈 쓸어담는 중…호황 수년간 계속된다" 전망 나왔다

파이낸셜뉴스       2026.05.29 12:50   수정 : 2026.05.29 10: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 속에서 반도체 종목들이 2000년대 초입 닷컴버블 이래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FT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올들어 75% 급등"


28일 연합뉴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반도체 업종의 대표 지표로 꼽히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가 올해 들어 약 75%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9년 이후 연간 상승률도 최고를 찍을 것으로 예측된다.

엔비디아,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반도체 기업 30곳의 주가를 추종하는 SOX 시가총액은 최근 두 달 새 5조달러(7505조원) 이상 늘었다. 이는 영국 증시 대표 지수인 FTSE 100 시총 대비 약 1.5 배에 달한다.

반도체 업종의 이번 호황은 빅테크 기업들의 폭발적 수요에 단단히 뿌리를 두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반도체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이다. 구글 운영사인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4대 빅테크의 올해 합산 자본지출(CapEx) 예상치는 7250억달러(1088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해지펀드 밸류웍스의 설립자 찰스 레모니데스는 FT에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의 칩 수요는 확실히 정착한 상태로, 반도체 기업들이 엄청난 돈을 쓸어 담고 있다"며 "이런 호황은 향후 수년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전략가들도 이번 주 보고서에서 "AI 인프라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이 더 확고해졌다"며 빠듯한 공급 상황과 "과소평가된 각국 정부, 기업, 산업계 수요가" 추가 성장을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 콘퍼런스에서 "지금은 '거침없는 화이팅'(Gung-ho) 국면으로, 사방에 활력이 넘쳐나 현재로서는 매우 좋은 상태"라고 평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이어갔다.

눈여겨 볼 부분은 이번 호황이 GPU(그래픽처리장치)와 메모리 칩 등 AI 설비에 쓰이는 주요 부품 영역을 넘어 여러 분야로 확산 중이라는 점이다. AI 붐이 IT 하드웨어 전반의 수요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CPU(중앙처리장치) 분야 최강자인 인텔이 GPU 대장주 엔비디아를 훨씬 웃돈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 대표적이다.

"거품 단언 어렵다"며 투자축소·가격상승 변수로 꼽아


지금의 '슈퍼 모멘텀'에도 변수는 존재한다.
각종 악재로 경기 침체가 심해지며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 계획을 축소할 경우, 반도체 수요가 꺾일 위험성이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틴의 넬슨 유 주식 부문 총괄은 "현 상황은 '거품이다, 아니다'를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지 않다. 실질적인 수요 창출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모든 원자재 상품과 마찬가지로 가격 증가는 결국 수요 파괴를 부르는데 지금은 이를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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