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홍 부회장도 지켜본 대한항공 통합 비상탈출시범…"안전 역량 인정받았다"

파이낸셜뉴스       2026.05.29 08:49   수정 : 2026.05.29 08:49기사원문
대한항공·아시아나 객실승무원 첫 합동 비상탈출시범
B787-9·B737-900 투입…통합 AOC 인가 절차 핵심 관문
내달 종합점검비행 실시…12월 17일 통합 대한항공 출범 준비 속도



[파이낸셜뉴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객실 안전 역량 검증에 나섰다. 양사 객실승무원이 함께 참여한 첫 통합 비상탈출시범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통합 항공운항증명(AOC) 인가 절차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28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와 객실훈련센터에서 국토교통부 항공안전감독관 입회 아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비상탈출시범'을 실시했다.

이번 시범은 양사 통합 이후 승무원들이 같은 안전 기준과 절차에 따라 비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자리다. 이 현장에는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유종석 대한항공 안전보건 총괄 겸 오퍼레이션 부문 부사장, 장성현 대한항공 마케팅·IT·객실 및 서비스 부문 부사장, 조성배 아시아나항공 안전보건 총괄 겸 오퍼레이션 부문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와 양사 임직원 등 200여명도 시범 과정을 지켜봤다.

이번 시범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2월 17일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목표로 합병 절차를 밟고 있다. 대한항공이 존속 법인이 되고 아시아나항공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합병 이후에도 대한항공의 기존 AOC는 유지하되,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항공기와 안전 운항 시스템, 인력, 운항 절차 등을 대한항공 체계에 편입하는 방식으로 통합이 추진된다.

이번 시범에는 보잉 787-9와 보잉 737-900 등 2개 기종이 투입됐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지 않은 기종을 활용해, 통합 항공사 체계에서 승무원들이 낯선 기재와 절차에도 동일한 수준의 안전 대응을 수행할 수 있는지 점검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객실승무원은 각각 14명씩 총 28명이 참여했고, 대한항공 운항승무원 8명이 지원했다.

시범은 네 가지 항목으로 진행됐다. 대한항공 객실훈련센터에서는 비상착륙·착수 장비에 대한 구술 심사와 구명정 탑승 시범이 이뤄졌다. 객실승무원과 운항승무원은 국토교통부 감독관 앞에서 비상장비 사용법, 비상착수 이후 구명정 탑승, 생존 절차, 구조 요청 방법 등을 수행했다.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는 실제 항공기를 활용한 기종별 비상탈출시범이 이어졌다. 보잉 737-900 기종에서는 이륙 활주 중 엔진 화재가 발생해 이륙을 중단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승무원들은 비상 상황 인지, 출입문 개방, 슬라이드 전개, 승객 탈출 유도 등 절차를 순서대로 수행했다.

보잉 787-9 기종에서는 비상착수 상황이 설정됐다.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국제공항 도착 전 양쪽 엔진 고장으로 인근 해상에 착수하는 시나리오다. 승무원들은 객실 준비, 승객 안내, 탈출 지시, 구명정 탑승 등 실제 비상 상황에 준하는 절차를 점검받았다.

항공업계는 이번 시범을 통합 AOC 인가를 위한 핵심 절차 중 하나로 보고 있다. AOC는 항공사가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조직, 인력, 장비, 정비, 운항관리 체계를 갖췄는지 정부가 확인해 부여하는 증명이다.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 단일 운항 체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조종·객실·정비·운항관리 전 분야에서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한항공은 내달 국토교통부 주관 '인수합병 종합점검비행'도 실시한다. 점검비행은 통합 운영 체계 아래에서 양사의 항공기와 인력이 안전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는지를 실제 운항 환경에서 확인하는 절차다. 점검비행은 6월 2일과 4일, 8일 등 총 세 차례 진행된다. 대상 기종은 대한항공 보잉 737, 아시아나항공 에어버스 A321·A330·A350, 보잉 777 등 총 5개다. 김포~광주, 인천~부산, 인천~제주 노선에서 왕복 5회, 총 10개 구간으로 운항된다. 운항승무원은 각사 항공기를 각각 운항하고, 객실승무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력이 섞인 혼합 편조 방식으로 탑승한다. 국토교통부 항공안전감독관은 전 과정에 동승해 안전 운항 체계를 직접 점검한다.

점검비행에서는 회항, 최소장비목록(MEL) 적용, 계통 결함, 엔진 화재, 여압 상실, 응급 환자 발생 등 실제 운항 중 발생할 수 있는 비정상·비상 상황 시나리오가 적용된다. 단순한 절차 숙지가 아니라, 양사 인력이 통합 매뉴얼 아래에서 얼마나 신속하고 일관되게 판단·대응하는지가 관건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은 2020년 11월 추진이 공식화된 이후 약 5년 6개월에 걸쳐 진행돼 왔다. 통합이 완료되면 국내 항공산업은 단일 대형 국적항공사 체제로 재편된다.
해외 항공 업계에서도 이번 결합이 장기간의 인수·통합 절차를 마무리하고 한국 항공시장의 구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유경수 국토교통부 항공안전정책관은 "이번 비상탈출시범은 양사 승무원의 안전 대응 역량과 협업 체계를 점검하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새로 출범하게 될 통합사의 믿음과 신뢰를 다시 한번 증명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시범을 통해 양사 승무원이 통합 운영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확인했다"며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에도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체계적인 훈련과 검증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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