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차세대 EV 개발 중단..수익성 향상·인기 차종에 집중

파이낸셜뉴스       2026.05.29 12:45   수정 : 2026.05.29 12:44기사원문
렉서스 EV 중단하고 수익성 중심 재편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도요타자동차가 차세대 전기차(EV) 개발을 중단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인기 차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글로벌 EV 시장 성장세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공세 강화 속에서 수익성 중심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모습이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도요타는 내년 중반 출시 예정이던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세단형 차세대 EV 'LF-ZC' 양산 모델 개발을 중단한다.

해당 모델은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와 '기가 캐스팅' 기술 등을 적용한 도요타의 핵심 전략 차량으로 주목받아 왔다.

도요타가 개발 중단을 결정한 배경에는 글로벌 EV 시장 둔화가 자리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탈탄소 정책 기조를 수정하며 EV 구매 세액공제 폐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신규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겠다는 방침에서 한발 물러섰다.

경쟁 업체들도 잇따라 전략 수정에 나서고 있다. 혼다자동차는 2040년까지 신차를 모두 EV와 연료전지차(FCV)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철회하고 하이브리드차(HV)를 성장 축으로 재정비했다.

스바루는 2028년 출시 예정이던 자체 개발 EV 출시를 연기했고 폭스바겐(VW)은 미국 내 EV 생산을 종료했다.

중국 업체들의 급부상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EV 판매의 60%를 중국 업체들이 차지했다. 중국 업체들은 자국 공급망을 활용한 저가 전략과 자율주행·커넥티드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도요타 협력업체 관계자는 "과거 중국 자동차에 대한 '저가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품질 향상이 매우 빠르다"며 "현재 가격 수준에서는 일본 업체들이 경쟁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 체리자동차와 비야디(BYD)는 일본 시장에 경차급 EV 출시를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일본 업체들이 가격 경쟁 중심 구도에서는 점차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이번 결정에는 곤 신임 사장 체제에서 손익분기 판매대수 개선을 중시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쿠페형 EV 전략만으로는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곤 사장은 이달 초 결산 기자회견에서 "생산 차종 재편도 검토 대상"이라며 "멀티 패스웨이(전방위 전략)를 추진할수록 부품과 사양이 복잡해져 고객 입장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를 정리하면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도요타의 지난해 글로벌 EV 판매량은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SUV형 EV 'bZ4X' 개량 모델과 중국 시장용 저가 EV 'bZ3X' 등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도요타는 연구개발비와 고정비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판매가 검증된 차종에 경영 자원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곤 사장은 향후 EV 전략에 대해 "고객 니즈와 지역별 시장 특성을 면밀히 반영해 상품·공급 전략에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와 차량 프레임을 일체형으로 제작하는 '기가 캐스팅' 등 미래 핵심 기술 개발은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당초 LF-ZC 생산 거점으로 검토됐던 아이치현 다하라 공장 등에서 축적한 첨단 기술은 향후 SUV 등 수요가 높은 차종에 유연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