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던지면 뭐하나, 신분이 깡패인데" 고우석 콜업 또 불발… 6월 1일 탈출하나

파이낸셜뉴스       2026.05.29 13:00   수정 : 2026.05.29 13:00기사원문
디트로이트 핵심 불펜 얀선 부상 이탈… '40인 로스터' 외 신분 탓에 1순위 콜업 무산
6월 1일 발동 가능한 '옵트아웃' 조항 눈길… 빅리그 불펜 급한 타 구단 이적 가능성 대두
콜업 불발 속 마운드 올라 4·5회 4K '퍼펙트'… 6회 3실점, 7G 무실점 마감



[파이낸셜뉴스] 구는 실력순이라지만, 때로는 보이지 않는 '신분'이 그 실력을 가로막는 잔인한 철벽이 되기도 한다. 완벽한 투구로 무력시위를 이어가던 고우석(28·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 털리도 머드헨스)이 굳게 닫힌 메이저리그(MLB)의 문턱 앞에서 또 한 번 씁쓸하게 발길을 돌렸다.

기회는 찾아오는 듯했다.

MLB닷컴 등 현지 매체들은 29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의 베테랑 마무리 투수 켄리 얀선이 골반 염증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고 전했다. 뒷문 단속에 비상이 걸린 상황, 최근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완벽한 피칭을 뽐내던 고우석의 콜업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디트로이트 구단의 최종 선택은 왼팔 투수 드루 소머스였다. 고우석이 대체자로 낙점받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구위가 아닌 '40인 로스터' 규정 때문이다.

소머스는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어 있어 언제든 26인 로스터 등록이 자유롭다. 반면, 40인 로스터 밖의 신분인 고우석을 콜업하려면 구단은 기존 선수를 방출하거나 장기 이탈자를 60일 IL로 옮겨 억지로 빈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왼팔 불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정리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구단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프런트의 외면이 길어지면서 시선은 자연스럽게 고우석의 '옵트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 조항으로 쏠린다.

고우석은 마이너리그 계약 당시 삽입한 조항에 따라 오는 6월 1일 이후 기존 계약을 파기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새로운 팀을 물색할 수 있다. 디트로이트에서 확실한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불펜 전력 보강이 시급한 다른 빅리그 구단으로 둥지를 옮기는 것이 훨씬 합리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공교롭게도 콜업 무산 소식이 전해진 이날, 고우석의 철벽 투구에도 금이 갔다. 미국 오하이오주 털리도 피프스서드필드에서 열린 콜럼버스 클리퍼스(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전에 구원 등판한 고우석은 7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아쉽게 마감했다.

출발은 완벽했다. 팀이 1-4로 끌려가던 4회 마운드에 올라 4회와 5회를 탈삼진 4개를 곁들이며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하지만 벤치의 야속한 운용이 화근이었다.
6회에도 고우석을 마운드에 올렸고, 결국 한계 투구 수에 다다른 고우석은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한 채 2루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강판당했다. 후속 투수가 승계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며 최종 성적은 2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 평균자책점은 3.77로 치솟았다.

실력으로 증명해도 좀처럼 열리지 않는 빅리그의 좁은 문. 과연 고우석은 6월 1일을 기점으로 굳은 결단을 내리게 될까. 묵묵히 버텨온 상남자의 인내심이 시험대에 올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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