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너무 뻔하잖아" 흙속의 중소형주 발굴하다 -27%...속끓는 '홍대병 개미들'

파이낸셜뉴스       2026.05.30 06:00   수정 : 2026.05.30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홍대병 있으면 주식하면 안 되나 봐요. 벌써 -27%네요."

직장인 신명철씨(35·가명)는 주식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보며 남일 같지 않은 마음에 '좋아요'를 눌렀다. 코스피가 역사적 고점을 향해 달리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일 신고가 랠리를 펼치며 증시를 독식할 때, 그 역시 '홍대병' 때문에 남들 다 산다는 '삼전닉스'에 타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씨는 "다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살 때야말로 '흙 속의 진주'를 찾을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며 직접 발굴한 중소형 소재주를 담았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저렴한 주가에 비해 시장 평가도 좋아 자신의 눈이 틀림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러나 그 뒤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승승장구하며 우상향을 이어갈 때 신씨의 종목은 급락했다.

"나만 아는 주식이어야 해"…시장을 거스르는 '속물 효과'


최근 증시가 대형 주도주 중심으로만 온기가 도는 극단적인 차별화 장세를 보이면서, 주식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신씨처럼 '주식 홍대병'으로 나 홀로 소외를 자청한 개미들의 한탄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홍대병이란 원래 남들이 좋아하는 대중적인 것을 의도적으로 멀리하고 나만 아는 독특한 것을 추구하는 심리를 뜻한다. 주식 시장에서는 주로 "대형주는 덩치가 무거워서 많이 못 간다", "이미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게 없다"는 이유로 안전한 우량주 대신 '나만 아는 종목'을 발굴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처럼 대중과 차별화되고 싶어 하는 심리를 '독특성 욕구(Need for Uniqueness)' 혹은 '속물 효과(Snob Effect)'로 설명한다. 특정 상품이나 자산에 대중이 몰릴수록 오히려 그 자산의 가치를 폄하하고, 자신은 남들이 범접하지 못하는 비주류 영역에서 우월감을 느끼려는 인지적 오류다.

유동성 블랙홀과 소외주의 덫


문제는 자본 시장이 인간의 독특성 욕구를 전혀 존중해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대한 자금, 즉 유동성이 유입되어야 한다. 최근처럼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이 대형 반도체나 주도 섹터로만 집중되는 장세에서 비주류 소형주들은 매수세가 완전히 끊기는 '거래량 실종' 상태에 빠지기 쉽다.

전문가들은 "소위 말하는 '왕따주'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용했던 때도 있다. 그러나 소외주는 떨어질 때 대형주보다 훨씬 무섭게 떨어지고, 반등장에서는 철저히 외면 받는 유동성 소외의 덫에 갇힐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시장의 주류 흐름을 거스르는 '소신 투자'는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8천피 시대', 오른 종목은 920개 중 77개뿐이었다


더구나 이번 '불장'은 홍대병 개미들에게 유독 가혹했다.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8200선을 돌파하던 지난 27일, 시장의 반도체 쏠림 경향은 더욱 강해졌다. 코스피 상승 종목은 전체 920개 중 77개에 그쳤다. 826개 종목이 하락했다는 뜻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최대 57만원, SK하이닉스를 380만원까지 올렸다. 최근 상승세를 반영하면 "남들 다 사는 주식이다. 이미 너무 올라서 위험하다"는 우려가 무색할 정도다.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380만원까지 상향한 KB증권 김동원 리서치본부장은 "지금 메모리 업황은 '마라톤 5㎞ 지점'에 불과하다"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껄무새'가 되기 싫은데 오늘도 결국 "살 걸, 팔 걸, 버틸 걸…" 주식도, 부동산도, 재테크도 다들 나 빼고 잘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어려운 투자의 세계, 손뼉 치며 공감할 [개미의 세계]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함께 공유하고 싶은 투자 사연이 있는 개미들의 제보도 기다립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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