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아이, 벚꽃 진 자리에 맺힌 호접지몽…9년 만에 증명한 '선순환의 약속'
뉴시스
2026.05.30 01:02
수정 : 2026.05.30 01:02기사원문
아이오아이, 9년 만의 9人 콘서트 현장 리뷰 "서로의 안부를 묻는 거대한 연대의 장"
"예스 아이 러브 잇.(Yes i love it.)" 29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오아이 콘서트 투어: 루프(LOOP)'는 10년 전 엠넷 걸그룹 결성 서바이벌 '프로듀스 101'에 임하던 소녀들과 그들을 힘껏 응원했던 '국민 프로듀서(앙둥이)'들이 기어이 잘 지내고 있음을 확인하는 성장 서사의 완성이었다. 실제 예매자의 약 86%가 2030 세대(20대 60.3%·30대 25.8%)(놀(nol) 티켓 기준)였다는 사실은, 이 공연이 동시대를 관통해 온 세대의 애틋한 동창회였음을 방증한다.
2017년 그들의 마지막 콘서트 타이틀은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염원을 담은 '타임 슬립(Time Slip)'이었다. 그러나 9년이 흘러 이들이 쥐고 온 단어는 '루프(LOOP)', 즉 선순환(善循環)이다. 각자의 고유성을 안고 흩어져 치열하게 K-팝 혹은 K-드라마 생태계를 견뎌낸 이들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진행형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이들이 9년 만에 발매한 앨범인 미니 3집 '아이오아이 : 루프(I.O.I : LOOP)' 타이틀곡 '갑자기'가 멜론 톱100 1위라는 성과를 거둔 것은, 이들의 재회가 멈춰진 과거의 복원이 아니라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선순환의 궤도에 올랐음을 입증한다. 오랜만에 여백이 있는 아이돌 그룹의 노래인 '갑자기' 무대에선 우렁찬 떼창이 나오기도 했다.
'너무너무너무' 가장 미학적인 순간은 '벚꽃이 지면' 무대였다. 곡이 끝난 뒤 공중으로 나비 모형들이 춤추듯 날아올랐다. 이는 필시 호접지몽(胡蝶之夢)의 풍경이었다. 꿈속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꿈속에서 내가 된 것인지 분간할 수 없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 나비의 자유로운 날갯짓 속에는 10년 전의 소녀들과 지금의 멤버들, 그리고 객석의 팬들이 하나로 투영돼 있었다. "벚꽃이 지면 우리 사랑은 / 여름처럼 뜨거워질 수 있나요"라는 물음은, 찰나의 봄이 지나가더라도 우리의 연대와 사랑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는 또 다른 선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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