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보낸 대학원 다니다 퇴사…등록금 반환하라네요?

뉴시스       2026.05.30 07:00   수정 : 2026.05.30 14:40기사원문
등록금 지원 시 설정한 근무 기간 못 채웠다며 보상하라는 회사
위약금 미리 정할 순 없지만…손해 발생할 경우 배상 청구는 가능
"개인 사정으로 조건 이행 안 되면 직원은 회사에 전액 보상해야"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직장인 A씨는 회사의 기술 인재 육성 방침에 따라 지원을 받아 야간 대학원에 진학하게 됐다. 업무를 하느라 바빴지만, 회사의 요청에 따라 대학원 교육을 받게 된 A씨는 성실하게 수업을 들었다. 하지만 A씨는 집안 사정으로 갑작스럽게 지방으로 내려가게 됐고, 대학원과 회사를 더 이상 다니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A씨는 이러한 사정을 말했지만, 회사는 "등록금 지원 시 설정한 근무 기간을 채우지 못했다"며 등록금을 전액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A씨는 "회사를 위해 밤낮으로 열심히 공부하다가 어쩔 수 없는 개인 사정으로 퇴사했는데, 갑자기 큰 돈을 다시 반납해야 하는 게 맞냐"며 토로했다.

최근 많은 대기업이 직원들의 직무 역량 강화를 위해 대학원 등록금이나 해외 연수비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복지 혜택에는 대개 '양날의 검'이 뒤따른다. 회사 입장에서도 비용을 투자한 만큼 보상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직원에게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하는 조건을 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조기 퇴사할 시 등록금을 전액 반환해야 한다는 약정을 맺기도 한다. 그렇다면 A씨의 경우처럼 직원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퇴사했을 때 회사가 요구하는 등록금 반환은 법적으로 정당성을 가질까.

근로기준법 제20조(위약 예정의 금지)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해 위약금이나 손해 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이는 근로자가 직장을 그만두고 싶어도 미리 정해둔 위약금이나 빚 때문에 강제로 근무하는 상황을 방지하는 규정이다. 해당 조항만 봤을 때는 '중도에 퇴사하면 이에 대한 비용을 물어내라'는 식의 계약은 법적 효력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조항이 실제 손해 배상 청구를 막는 것은 아니다. 배상 금액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금지될 뿐, 근로자의 고의나 과실로 손해가 발생할 경우 회사는 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정구승 법무법인 일로 대표변호사는 "말 그대로 위약 예정의 금지이기 때문에,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경우와는 별개의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A씨는 사전에 정한 규정에 따라 등록금을 반환해 회사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정 변호사는 "회사 입장에서 등록금을 지원한 목적은 대학원에서 직원의 능력을 키워 회사에 활용하기 위함"이라며 "해당 조건의 이행이 되지 않았을 경우 이에 대해 회사는 등록금 전액 반환을 요청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A씨는 회사의 반납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을까. 만약 소송이 진행되면, 법원은 퇴사에 대한 귀책사유가 누구한테 있는지를 따진다. 만약 회사의 임금체불,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등을 퇴사하게 된 경우라면 법원은 회사의 반환 청구를 기각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A씨처럼 개인적인 사정이라면 등록금 반환 의무가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일부를 감면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정 변호사는 "중간에서 협의를 보거나 사정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안이 A씨에게 가장 유리한 해결책이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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