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너무 예쁘지?"…국중박이 뽑았다, 100인의 '애착 유물' 이야기

뉴스1       2026.05.30 08:00   수정 : 2026.05.30 08:00기사원문

백자 철채 나한 좌상(왼쪽), 짐승 얼굴무늬 풍로(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유물멍: 오래 볼수록 사랑스러운 것들'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조선 중기 학자 이항복의 초상화를 보며 좋아하는 아이돌의 포토 카드를 떠올리고, 백자 철채 나한 좌상 앞에선 짙은 눈썹의 남동생 얼굴이 겹쳐 보여 절로 웃음이 난다.

이 책에는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한 공모전 '나의 취향 저격 유물'의 당선작을 비롯해 기증 유물에 얽힌 큐레이터들의 이야기, 그리고 기증자와 기증자 가족의 사연이 담겼다. 청동 투구와 데니 태극기, 김정희 필 세한도 등 총 100점의 유물 사진과 함께 저마다의 애정 어린 고백이 곁들여진다.

그야말로 '유물 덕후'들이 써 내려간 연서인 셈이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됐다. 1부 '자꾸 생각나는 너', 2부 '곁에 두고 바라보고 싶은 것', 3부 '닮고 싶은 단정함', 4부 '손끝으로 빚어낸 화려함', 5부 '오래오래 뜻깊은'이라는 제목 아래 100인의 '애착 유물' 이야기가 펼쳐진다.

유물을 향한 큐레이터들의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이수경 국립춘천박물관장은 "큐레이터들은 유물을 '아이'라고 부른다"며 "전시실에 곱게 설치된 유물을 보면 '얘 너무 예쁘지?'라고 말하며 뿌듯해한다"고 썼다. 이어 "기증이나 구입을 담당한 유물은 자식처럼 애틋해한다"고 덧붙였다.

기증자들 마음도 진솔하게 전해진다.
예컨대, 부록 '기증자 이야기'에 실린 한 글에는 박병래 기증자가 "좋은 것을 사게 되면 머리맡에 놓고 자다가 한밤중에 일어나 불빛에 비춰보곤 했는데 보통 보름가량은 흥분으로 잠을 설치곤 했다"고 회상한 대목이 담겼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한 때 누군가에게 애호의 대상이었던 옛 물건들을 한데 모아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과 그것을 모으고 나누는 일에 대한 시선을 담았다"며 "한쪽에 유물 한 점만 배치해 유물에 오롯이 몰입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독자들에게 제대로 '유물멍'에 빠질 기회를 선사하기 위해서다.

△ 유물멍: 오래 볼수록 사랑스러운 것들/ 국립중앙박물관 지음/ 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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