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포지션? 단 하나도 없다"… 결전 앞둔 홍명보 감독의 소름 돋는 호언장담
파이낸셜뉴스
2026.05.31 00:25
수정 : 2026.05.31 00:24기사원문
2주 전 안색 굳었던 홍 감독 보름 만에 "부족한 포지션 없다" 돌변
1460m 지옥 훈련 통했다… 숨찬 고비 넘기고 체력 데이터·공 낙하지점 완벽 적응
내일 오전 10시 T&T전 '비장한 출격'
[파이낸셜뉴스] 폭풍전야. 숨쉬기조차 벅찬 미국 유타주의 고원 지대에는 지금 칼날 같은 비장함이 흐르고 있다.
멕시코 결전지로 향하기 전 마지막 옥석을 가릴 실전 모의고사가 단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결전을 앞둔 수장의 얼굴에 불안감은 단 1%도 찾아볼 수 없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31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브리검영대학교 사우스필드에서 트리니다드토바고와 북중미 월드컵 대비 첫 평가전을 치른다.
경기를 앞둔 홍명보 감독의 태도 변화는 극적이다. 불과 보름 전,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던 날만 해도 홍 감독은 "수비와 미드필더 포지션을 두고 코치진과 엄청난 갑론을박을 벌였다"며 깊은 고뇌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결전을 하루 앞둔 30일 홍 감독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그는 취재진을 향해 "더 이상 고민되는 포지션은 없다. 이 계획대로만 밀고 나간다면 약점이라고 불릴 만한 곳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토록 소름 돋는 자신감의 배경에는 '지옥 훈련'의 성공적인 결과가 자리하고 있다. 조별리그 1, 2차전이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1500m)를 대비해 해발 1460m의 솔트레이크시티에 캠프를 차린 대표팀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고지대 후유증에 시달렸다.
평지보다 회복이 더디고, 공기의 저항이 적어 공의 궤적이 춤을 추는 탓에 선수들은 헛발질을 하거나 거친 숨을 몰아쉬기 일쑤였다. 하지만 홍 감독은 "이제 가장 힘든 고비는 완벽히 넘겼다"고 선언했다. 선수들의 왕복 달리기(셔틀런) 체력 데이터는 평지 수준으로 정상 궤도에 올랐고, 예측 불허였던 공의 낙하지점도 정확히 포착해내기 시작했다. 우려했던 잔부상자마저 단 한 명도 없다.
캠프의 분위기는 묘한 긴장감 속에서도 최고조에 달해 있다. 홍 감독은 "선수들은 물론 코치진과 지원 스태프까지 모두가 뼛속 깊은 간절함으로 무장되어 있다. 이대로만 간다면 충분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월드컵이라는 중압감에 짓눌릴 수 있는 선수들에게 선장이 먼저 "우리는 완벽하게 준비되고 있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며 방패막이를 자처한 셈이다.
하지만 축구는 입이 아닌 발로 하는 법이다. 수장의 이 묵직한 호언장담이 요란한 빈수레로 끝나지 않으려면, 당장 내일 아침 열리는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서 압도적인 내용과 결과를 동시에 쥐어야 한다.
비록 평가전이지만, 선수들은 본선 1차전이라는 벼랑 끝의 심정으로 축구화 끈을 동여매고 있다.
수장의 자신감이 '오만'이 아닌 뼈를 깎는 훈련이 만든 '확신'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할 운명의 시간이 밝아오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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