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엮이면 대학 탈락'… 대입 불안이 만든 '학폭 심의' 폭주
파이낸셜뉴스
2026.05.31 11:15
수정 : 2026.05.31 11:15기사원문
2025년 고교 학폭 심의 7646건, 3년 연속 증가… 처분은 오히려 2.7% 감소
종로학원 "대입 불이익 공포에 일단 신청하고 보자…입시 전략 변질 우려"
상위권 민감도 반영… 전국단위 자사고 112.5%·국제고 116.7% 폭증
[파이낸셜뉴스] 대학 입시에서 학교폭력(학폭) 이력에 대한 불이익이 대폭 강화되자 고등학교 내 학폭 심의 건수가 3년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실제 학폭 처분 건수는 줄어들었음에도 심의 요청만 폭증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대입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수험생 가구의 행정 공방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심의 증가 vs 처분 감소의 역설
반면 실제 가해학생 조치로 이어진 처분 건수는 1만2628건으로 전년 1만2975건보다 오히려 2.7% 감소했다.
이에 대해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대입 전형에서 강도 높은 불이익이 적용되면서 사소한 행위라도 피해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일단 심의부터 요청하는 경향이 늘었다"며 "이로 인해 사소한 다툼도 행정 공방으로 번지며 가해·피해 학생 모두 입시 준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부작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심의 유형별로는 말 한마디로 번지는 언어폭력이 32.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강요(29.2%↑)와 따돌림(26.3%↑)의 증가세가 가팔랐다. 처분 결과로는 2호 처분인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가 28.1%, 1호 처분인 서면사과가 20.1%로 가벼운 처분이 절반 가까이였다.
■ 상위권 특목·자사고의 폭증세
이러한 경향은 대입 민감도가 높은 상위권 학교에서 더욱 뚜렷했다. 고교 유형별로 보면 일반고의 심의 건수가 3.4% 증가하는 동안, 영재학교 및 특목·자사고의 전체 심의 건수는 15.2%나 늘었다.
특히 전국단위 자사고는 2024년 16건에서 2025년 34건으로 112.5% 폭증했으며, 국제고 역시 전년 6건에서 13건으로 116.7% 뛰었다. 역으로 보면 2024년 전국단위 자사고와 국제고의 심의 건수는 2025년과 비교해 각각 2분의 1가량 수준에 불과했던 셈이다. 점수 1점이 아쉬운 상위권 수험생 가구일수록 학폭 기록을 입시의 가장 치명적인 위험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 서연고 '1호 서면사과'도 감점
실제로 주요 대학들의 전형계획에 따르면 학폭 이력은 합격의 절대적인 걸림돌이다. 서울대와 고려대는 수시와 정시를 막론하고 가장 수위가 낮은 1호 조치인 서면사과 처분만 받아도 정성평가 반영 및 직접 감전을 적용해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고려대 논술 전형의 경우 1호 처분 시 1점을 감점하는 식이다.
연세대의 경우 타격이 더 크다. 수시 학생부교과 추천형 전형에서는 학폭 기록이 단 한 줄이라도 있으면 지원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차단했다. 정시모집에서도 학폭 처분 수위에 따라 총점 1000점 기준에서 최대 100점을 깎아 사실상 낙방 처리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임 대표는 "현재 고2가 치르는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부터는 수시와 정시 전반에서 주요 대학들의 학생부 평가가 더욱 강화될 예정"이라며 "학폭 관련 사항은 대학 입시에 치명적인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음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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