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이 새 전쟁터" 17개국 해저케이블 동맹

파이낸셜뉴스       2026.05.31 13:29   수정 : 2026.05.31 13:28기사원문
발트해·대만해협 해저케이블 잇딴 훼손
유럽·아시아·중동 17개국이 수중 인프라 보호 지침 발표
-인터넷·금융망·에너지 공급망의 핵심인 해저케이블을 국가안보 자산으로 관리하자는 움직임, 정보 공유와 위기 대응 협력을 제도화하는 첫 국제 협력 사례, 군함과 미사일이 아닌 케이블과 데이터망이 안보 의제로 부상



[파이낸셜뉴스] 발트해와 대만해협 등에서 해저케이블 훼손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세계 17개국이 해저케이블과 해저 가스관 등 수중 인프라 보호를 위한 국제 협력에 나섰다.

3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브루나이, 호주, 뉴질랜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발트 3국(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 카타르 등 17개국은 전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수중 인프라 방어 교류 지침을 발표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참가국들은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른 주권과 관할권을 존중하면서 정보 공유와 위기 대응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전례 없는 규모와 빈도로 해저 핵심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발생하고 있다"며 "해저가 새로운 전쟁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 경제와 국가 기능은 해저케이블 같은 움직일 수 없는 인프라에 의존하고 있다"며 최근 발트해에서 발생한 해저케이블 훼손 사례를 언급했다.

찬춘싱 싱가포르 국방부 장관도 "수로는 단순한 무역로가 아니라 에너지와 통신을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가 있는 공간"이라며 국제적 관리 기준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협력은 최근 해저 인프라를 둘러싼 긴장 고조가 배경으로 꼽힌다. 발트해에서는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해저케이블과 가스관 훼손 사건이 잇따랐다. 올해 1월에는 러시아발 화물선이 해저케이블을 훼손한 혐의로 핀란드 당국에 나포됐다. 2022년 발생한 노르트스트롬 가스관 폭파 사건 역시 대표적 사례다.


대만해협에서도 대만과 외부를 연결하는 해저케이블이 중국 선박에 의해 훼손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번 지침에는 샹그릴라 대화 참가국인 미국과 중국은 참여하지 않았다. 엘리나 누르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주요 강대국이 빠진 것은 이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라면서도 "이번 지침이 관련 국제 논의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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