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실수하면 끝장나는 팀"… 0-5 참패 적장이 혀 내두른 '월클' 결정력
파이낸셜뉴스
2026.05.31 13:40
수정 : 2026.05.31 13:40기사원문
전반 25분까진 버텼지만… 찰나의 빈틈 파고든 한국의 막강 화력에 '와르르'
"첫 골은 너무 쉽게, 두 번째는 어리석게" 손흥민 멀티골에 무너진 적장의 탄식
시차 적응 이틀 만에 강팀과 혈투… 1.5군 영건들 내세운 T&T "값진 예방주사"
[파이낸셜뉴스] "강팀을 상대로는 아주 작은 실수도 곧바로 치명적인 실점으로 직결된다. 한국이 바로 그런 팀이었다."
0-5라는 잔인한 스코어보드 앞에서도 적장은 핑계를 대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2위인 트리니다드토바고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프로보에서 열린 한국(25위)과의 친선 경기에서 전후반 내리 5골을 헌납하며 무릎을 꿇었다.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된 후 새 판 짜기에 돌입한 그들에게 아시아의 맹주 한국은 확실히 벅찬 상대였다.
경기 직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킹 감독의 첫마디는 짙은 아쉬움이었다. 그는 "미국에 도착해 불과 이틀을 머물고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강팀과 마주해야 했다"며 녹록지 않았던 준비 과정을 털어놓았다.
실제로 트리니다드토바고는 전반 중반까지는 꽤 매서운 저항을 보여줬다. 수비 라인을 견고하게 세우고 홍명보호의 공세를 끈질기게 튕겨냈다. 킹 감독 역시 "전반 25분까지는 우리가 약속했던 수비 전술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팽팽했던 흐름을 단숨에 끊어버린 것은 '월드클래스' 손흥민의 발끝이었다. 집중력이 흩어진 찰나의 틈을 타 전반 막판 손흥민이 연속골을 터트리며 경기 분위기는 급격히 한국 쪽으로 기울었다.
킹 감독은 이 순간을 가장 치명적인 패인으로 짚었다. 그는 "첫 번째 실점은 상대에게 너무 쉽게 공간을 열어줬고, 두 번째 실점은 어리석은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준 탓"이라며 뼈아픈 자책을 남겼다. 이어 후반전 조규성과 황희찬에게 연달아 골을 내준 헐거운 수비 집중력에 대해서도 "강팀은 그런 작은 실수조차 놓치지 않는다"며 냉정한 평가를 덧붙였다.
비록 5골 차의 쓰라린 완패였지만, 킹 감독은 이 처참한 결과 속에서도 애써 희망의 싹을 찾으려 노력했다. 주축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제외하고 어린 유망주들로 스쿼드를 꾸린 만큼, 이번 경기가 성장을 위한 값진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젊고 앞으로 계속 성장해야 하는 팀"이라며 "결과는 아쉽지만 새로운 얼굴들을 데뷔시키고, 어린 선수들이 한국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선수들의 처진 어깨를 다독였다.
결과적으로 홍명보호는 약체팀을 상대로 완벽한 화력 점검을 마쳤고, 트리니다드토바고는 강팀을 상대하는 뼈아픈 예방주사를 맞았다.
서로의 목적은 달랐지만, 0-5라는 스코어는 두 팀 모두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남긴 90분이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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