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돈벌이 수단으로..." 검찰, 환자 마약 중독에 빠뜨린 의사 구속
파이낸셜뉴스
2026.05.31 15:45
수정 : 2026.05.31 15:45기사원문
가족 지인 명의 도용...외국인 2000명 명단도
투약자 6명 사망...고가 명품·외제차 운영도
[파이낸셜뉴스]프로포폴 중독자에게 가족과 외국인 명의를 도용해 약제를 수천번 투약시킨 의사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소창범 부장검사)는 지난 29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A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0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서울 강남의 피부시술 의원에서 프로포폴 중독자 32명과 가족·지인 명의를 이용해 총 18만ml 상당의 불법 프로포폴을 4700여 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회당 30만원 수준의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손님을 모집한 뒤, 본인 명의로 더 이상 투약이 어려워진 중독자들에게 '가족이나 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가져오면 추가 투약을 해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121명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총 1272회 프로포폴을 처방했고, 심지어 외국인 2000여명의 명단까지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일부 중독자들이 하루 최대 10차례 이상 연속 투약을 받았고, 투약자 가운데 6명은 우울증 악화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파악했다.
A씨는 의료 자격이 없는 피부관리사에게 프로포폴 투약 업무를 맡긴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범행 수익으로 고가 명품을 구매하고 외제차를 운행하는 등 호화 생활을 한 정황도 확인돼 범죄수익 환수 절차가 진행 중이다.
다만 검찰은 전문가 평가 결과 사회 복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 투약자 21명에 대해서는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을 적용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이는 중독 정도에 따라 치료와 재활 프로그램 이수를 조건으로 하는 제도다.
검찰 관계자는 "A씨는 환자를 오로지 돈벌이 수단으로만 사용하고, 마약 중독에 빠뜨리는 심각한 수준의 도덕적 해이 범죄를 저질렀다"며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1월 의료용 마약 전문수사팀을 기존 1개 팀에서 2개 팀으로 확대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상시 공조체계를 구축하는 등 의료용 마약 범죄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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