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3년 반만에 t당 2만원 넘었다

파이낸셜뉴스       2026.05.31 18:23   수정 : 2026.05.31 18:22기사원문
KAU25 이틀새 18.6% 오르기도
유상할당 확대·정산기 수요 겹쳐
기후부 "변동성 확대 상황 주시"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이 3년 반 만에 t당 2만원선을 돌파했다. 정부가 제4차 배출권거래제 계획기간부터 유상할당 비중을 확대하면서 기업들의 배출권 확보 수요가 늘어난 데다 정산기를 앞둔 매입 수요까지 겹친 영향이다. 배출권 가격 상승은 시장 정상화 신호로 해석되지만 일부에서는 기업들의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탄소배출권(KAU25)은 지난 29일 t당 2만4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7일 2만700원을 기록하며 2022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만원선을 넘어선 데 이어 이틀 만에 18.6% 급등했다. 지난해 8월 8000원대 수준과 비교하면 1년도 채 되지 않아 세 배 가까이로 오른 것이다.

가격 상승 배경으로는 제도 변화와 정산기 수요가 꼽힌다. 정부는 제4차 계획기간에서 배출허용총량을 줄이고 발전부문 유상할당 비중을 확대했다. 여기에 배출권거래제 대상 기업들이 매년 8월까지 전년도 배출량에 해당하는 배출권을 제출해야 하는 만큼 통상 6~8월 정산기를 앞두고 부족분을 확보하려는 거래가 늘며 가격 변동성이 커졌다. 경기회복에 따른 산업생산 확대 기대도 배출권 수요를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정산기가 다가오면서 매입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3년 동안 가격이 많이 낮아져 이런 흐름이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과거에도 정산기에는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상승이 배출권거래제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 현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배출권 가격이 지나치게 낮으면 기업들이 감축투자 대신 배출권 구매에 의존할 수 있지만, 가격이 적정 수준을 형성하면 탄소저감설비 투자와 기술혁신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임상준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배출권 가격이 최소 t당 2만원은 돼야 제도가 제대로 운용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다만 배출권 확보가 필요한 발전사와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비용 증가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최근처럼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할 경우 기업들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추가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후부는 아직 시장안정조치가 필요한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기후부 관계자는 "현재는 변동성 확대기간 지정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시장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상승세가 지속돼 변동성 확대기간으로 지정되면 시장조성자의 매수·매도 호가 수량을 조정해 시장 안정을 유도할 계획이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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