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이익 분배 논란 확산, 기업 자율성 해쳐선 안돼
파이낸셜뉴스
2026.05.31 19:12
수정 : 2026.05.31 19:12기사원문
국가 개입은 시장경제 원칙 훼손
이익은 미래 발전 위해 투자해야
기업의 초과이익을 하청기업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재분배하는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국민배당금제' 발언으로 논쟁의 불길을 댕긴 데 이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회적 재분배를 제안하고 나섰다. 이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윤을 미래를 위한 '생산적 재투자'로 연결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간"이라며 노동부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우리는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요구와 관련해 삼성전자의 초과이익에는 정부와 하청기업 등의 기여와 협력이 있으므로 노조원이 독식할 것은 아니라고 밝혔었다. 삼성전자 노사협상 결과 노사는 노조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면서 협력업체 지원 등에 5년간 5조원을 투자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충분할 수는 없지만 초과이익을 상생에 활용한 첫 사례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해관계자에 대한 분배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기업의 자율성과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시장경제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다. 상생 차원에서 원청기업이 이익의 일부를 활용해 하청기업을 지원할 수는 있지만 기업의 자발적·자율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
산업부 장관의 말처럼 기업의 초과이익은 기업의 성장과 발전에 투자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다. 이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은 이익의 많은 부분을 노조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해 투자재원이 그만큼 줄어든 판이다. 막대한 금액의 법인세를 국가에 납부해야 한다. 여기서 다시 여타 이해관계자에게 재분배한다면 투자할 돈은 바닥날 지경에 이를 수 있다.
이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논쟁처럼 성장을 위한 투자와 복지를 위한 분배의 문제로 귀결된다. 기업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봐도 마찬가지다. 예산의 대부분을 복지에 쓰면 나라의 성장을 위해 쓸 돈이 없게 된다. 기업 역시 이익을 많이 냈다고 모두 나눠버리면 그 기업에 미래는 없다.
노동부 장관은 분배주의자 입장에서 말한 것이고, 산업부 장관은 성장주의자의 시각에서 본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 국가는 분배를 배척하고 무시하지 않는다. 성장을 중시하면서 분배와의 균형을 추구한다. 초과이익도 같다. 이익의 일부를 하청기업에 지원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반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익의 대부분을 재분배에 써버린다면 기업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해관계자에게 재분배하더라도 결정권은 기업이 가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정부가 개입하거나 관여하는 것은 자본주의 경제의 기본 바탕을 흔드는 일이다. 삼성전자 등 기업 입장에서는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는 데도 힘이 부치는 형편이다. 만약 이해관계자들에게 재분배하는 책임까지 짊어진다면 굳이 이익을 많이 낼 필요성도 못 느낄 수 있다.
반도체산업의 투자 규모는 가히 천문학적이다. 투자에 한두번 뒤처지기 시작하면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영원히 낙오될 수도 있다. 지금 시점에서 예상을 넘어선 이익을 어디에 써야 할지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자명해진다. 나눠먹는 것보다 투자에 초과이익을 더 써서 더 많은 이익을 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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