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울린 이런 '깡통전세'… 법원은 집행유예
파이낸셜뉴스
2026.06.03 07:00
수정 : 2026.06.03 07:00기사원문
재산·소득 없는 '바지 집주인' 내세워 보증금 2억5000만원 '깡통전세' 계약
[파이낸셜뉴스] "취득세 등 세금은 모두 지급할 테니 '무자본 갭투자'로 부동산을 구입하는 데 명의를 빌려줄 매수인을 구해줘요."
서울 양천구 신정동 한 다세대주택 주인으로부터 매도를 의뢰받은 부동산 중개보조원 김모씨(30)는 매매계약과 전세계약을 동시에 진행할 목적으로 강모씨(36)에게 이같이 부탁했다. 자기 돈으로 집을 살 매수인이 아니라 이름만 올리는 '바지 집주인'을 내세우고, 임차인이 낸 전세보증금으로 매매대금을 치른 뒤 차액을 챙기려는 계획이었다. 보증금이 실제 매매대금보다 높은 이른바 '깡통전세' 구조였다.
피해자 조모씨는 이 같은 사정을 모른 채 2021년 3월 4일 신정동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해당 다세대주택 전세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같은 해 4월 16일부터 2023년 4월 16일까지 2년이었으며, 보증금은 2억5000만원이었다. 조씨는 계약 당일 기존 주택 소유자 명의 계좌로 1250만원을 보낸 뒤 계약 기간이 시작하는 날 2억3750만원을 추가 송금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 일당은 전세보증금과 매매대금(2억3000만원) 간 차액 2000만원을 챙겼다. 또 김씨는 이 사건 외에도 다른 사람 명의로 부동산을 사들이고 각종 세금을 대신 처리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김범진 판사)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강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편취금액이 적지 않고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다"면서도 "피고인들에게 동종 전과가 없다. 그 밖에 피고인들이 담당한 역할, 나이, 범행 동기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미성년 자녀들을 부양하고 있는 사정을 고려하고 피해회복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김씨를 법정구속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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