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제주 어촌… 어업인수당, 바다 지킬 안전망 될까
파이낸셜뉴스
2026.06.01 18:22
수정 : 2026.06.01 18:22기사원문
6월부터 2816명에 13억7460만원 지급
1인 어가 50만원·2인 이상 45만원
전액 탐나는전 충전해 지역 소비 유도
신청자 3015명 중 199명 제외
고령화·어가 감소 속 제도 보완 과제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어촌의 위기가 어업인 소득 문제에서 지역 소멸 문제로 번지고 있다. 고령화와 어가 감소, 기후변화, 경영비 상승이 겹치면서 제주도가 6월부터 지급하는 어업인수당이 수산업을 지키는 최소 안전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2026년도 어업인수당 지급 대상자 2816명을 최종 확정하고 총 13억7460만원을 지급한다.
올해 지급 대상자는 제주시 1521명, 서귀포시 1295명이다. 가구 유형별로는 1인 어가 2148명에게 1인당 연 50만원씩 모두 10억7400만원이 지급된다. 2인 이상 어가 668명에게는 1인당 연 45만원씩 모두 3억60만원이 지원된다.
수당은 전액 제주 지역화폐인 탐나는전 카드 충전 방식으로 지급된다. 어업인에게 직접 소득 보전 효과를 주면서 지역 상권 안에서 소비가 이뤄지도록 설계한 방식이다. 현금성 지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수당이 도외 소비로 빠져나가는 흐름을 줄이고, 식료품점과 전통시장, 생활서비스 업종 등 지역 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제주 어촌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어촌 인력은 빠르게 늙고 젊은 신규 진입은 더디다. 수산자원 변화와 유류비, 인건비, 장비 유지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조업 여건은 나빠지는데 어업을 이어갈 사람이 줄면 어촌 공동체 유지도 어려워진다.
제주지역 1차산업 기반 축소는 이미 통계로도 확인된다. 최근 10년간 제주 어가와 어가인구가 크게 줄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어업인수당을 지원금이 아니라 어촌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올해 신청자는 모두 3015명이었다. 제주도는 지난 3월 신청을 받은 뒤 자격 요건 검증을 거쳐 최종 지급 대상자를 확정했다. 기본 요건은 도내 2년 이상 거주와 1년 이상 어업경영체 등록을 갖춘 전업어업인이다.
검증 과정에서 199명이 제외됐다. 주요 제외 사유는 직장건강보험 가입자 40%, 어업경영체 등록 1년 미만 28%, 어업 외 종합소득 3700만원 이상 14%, 거주기간 2년 미만 11% 등이다. 제도 취지가 전업어업인 지원에 있는 만큼 실제 어업 종사 여부와 소득 기준을 함께 확인한 결과다.
다만 제외 대상이 적지 않다는 점은 제도 보완 과제도 남긴다. 어업 형태가 점점 다양해지고 겸업, 고령 어업, 가족 단위 어업, 신규 진입 어업인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지원 기준이 현장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는지 계속 점검해야 한다. 등록 기간과 소득 기준, 건강보험 기준을 둘러싼 사각지대 논의도 필요하다.
어업인수당의 정책 효과는 지급액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1인당 45만~50만원은 어가 경영비 전체를 감당하기에는 제한적이다. 하지만 고령 어업인과 영세 어가에는 유류비, 장비 소모품, 생활비 일부를 덜어주는 체감 지원이 될 수 있다. 지역화폐 지급 방식까지 고려하면 지역 소비를 떠받치는 민생 정책 성격도 함께 갖는다.
관건은 어업인수당을 어촌 유지 정책과 어떻게 연결하느냐다. 수당 지급에 그치지 않고 청년 어업인 정착, 어촌계 기반 강화, 수산물 판로 확대, 해양쓰레기 수거, 마을어장 관리, 기후변화 대응 지원과 묶어야 정책 효과가 커진다. 수당이 어촌의 공익 기능에 대한 보상이라면 제도 운영도 어촌 공동체 회복과 연결돼야 한다.
제주도는 오는 6월 5일까지 최종 확정된 대상자에게 개별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이후 순차적으로 탐나는전 카드 충전을 시작한다.
김종수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어업인수당은 제주 바다와 어촌을 지켜온 어업인에 대한 공익 보상"이라며 "지원 사각지대를 줄이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소득 안전망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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