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선택
파이낸셜뉴스
2026.06.01 18:28
수정 : 2026.06.01 18:48기사원문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다고 했던가. 많이 받은 사람은 "내가 벌어온 돈인데 왜 나눠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적게 받은 사람은 "어려울 땐 함께 살자더니 이제 와 등을 돌린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수많은 직장인은 월급날보다 카드 결제일이 더 무서운 현실 속에서 텅 빈 통장을 바라본다.
불씨는 아직 살아 있다. 삼성전자 파업 사태를 중재했던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기업 초과이익의 사회적 재분배 방안을 논의하겠다며 '한국형 사회연대임금' 토론회를 추진했다. 반대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금은 반도체 산업이 만들어내는 이윤을 미래를 위한 생산적 재투자로 연결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간"이라고 각을 세웠다. 같은 정부 안에서도 누구는 나누자고 하고, 누구는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국 최대 D램 업체 CXMT는 상장을 통해 6조5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YMTC 역시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다. 반도체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드론, 배터리까지 중국의 추격은 전방위적이다. 어떤 분야에서는 추격자가 아니라 이미 선두주자다.
최근 방송된 KBS 다큐 인사이트 '인재전쟁 2'는 그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지난해 7월 '인재전쟁 1'은 1부 '공대에 미친 중국', 2부 '의대에 미친 한국'을 통해 중국 현지의 이공계 열풍을 생생하게 전했다. 이번 '인재전쟁 2'는 1부 '차이나 스피드', 2부 '코리아 딜레마'를 통해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후발주자로 인식되던 중국이 이제는 첨단기술 분야의 세계 표준을 제시하며 시장을 선도하는 현장을 보여줬다.
인재전쟁 2를 연출한 정용재 PD는 "작년에는 걷지도 못했던 휴머노이드가 올해는 저보다 빨리 뛰었고, 실험실 안에 들어가 찍었던 로봇들이 이제는 근처 로봇마트에서 대중에게 팔리고 있었다"면서 "지난해 놀랐던 것이 중국 기술 그 자체였다면 이번에 주목한 것은 기술발전 속도, 그리고 그 속도를 만들어낸 힘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직 대통령까지 정치 전면에 등장했다. 미래 산업과 인재, 기술 패권을 논해야 할 시기에 우리는 여전히 과거의 갈등과 현재의 이해관계에 매달려 있다. 해법은 없는 것일까. '인재전쟁 2-최태원의 대답' 편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 "지금의 환경을 계속 불평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더 좋게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약점이 있다면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미래는 불평하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약점을 고치고 부족함을 메우는 사람의 것이라는 설명이다.
세계의 경쟁국들은 이미 다음 세대로 넘어가고 있는데 우리만 각자의 불평과 불만을 내세워 계산기를 두드리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정치는 정치대로, 요즘 가장 벌이가 좋다는 반도체 노조는 노조대로 이익 나누기에 골몰한 모습이다. 우리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방식을 놓고 전력투구를 벌이고 있을 때, 우리의 경쟁국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키우느라 전력질주를 하고 있다. 3년 뒤, 5년 뒤 우리의 미래가 보이는가.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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