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 상장하나'…오픈AI·앤트로픽 월가 경쟁

파이낸셜뉴스       2026.06.02 04:13   수정 : 2026.06.02 04: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기술력뿐 아니라 '누가 먼저 상장하느냐'를 둘러싼 월가의 시간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양사의 기술력 경쟁 못지않게 먼저 증시에 입성해 투자자 자금을 선점하는 것이 향후 수년간 AI 산업 판도를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까지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AI 대표 기업들의 상장 레이스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앤트로픽은 최근 비공개 상장 서류를 제출하며 이르면 올가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오픈AI 역시 투자은행들과 IPO 절차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가 주목하는 것은 단순히 누가 상장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먼저냐'다. 투자 자금이 무한하지 않은 만큼 선발 주자가 대규모 자금을 흡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패트릭 힐리 이슈어네트워크 설립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시장 안에는 제한된 산소만 존재한다"며 "스페이스X가 막대한 자금을 빨아들일 것이며, 두 번째 상장 기업은 세 번째보다 유리하지만 첫 번째만큼 좋은 위치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학계 연구에서도 IPO는 산업별 군집 효과를 보이며 후발 상장 기업일수록 성과가 낮은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우위가 강한 기업들이 먼저 상장하고 이후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이 뒤따르는 패턴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다만 먼저 상장한다고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다. 시장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은 2012년 상장 직후 모바일 광고 수익 모델에 대한 우려 속에 3개월 만에 주가가 절반 이상 급락했다. 하지만 이후 사업 모델 안정성이 확인되면서 장기 상승 궤도에 올랐다.

한편 현재 월가 분위기는 대형 기술기업 상장에 우호적이다. AI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 시스템즈는 지난달 상장 첫날 주가가 68% 급등했다. 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 대형 IPO 가운데 최근 5년간 첫날 상승률이 이를 웃돈 사례는 지난해 디자인 플랫폼 피그마의 250% 급등 정도다.

여기에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올여름 약 1조5000억달러 가치 평가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면서 자금 쏠림 현상도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가 역사상 최대 규모 IPO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