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크레이지 월드'에 백기 든 노르웨이, EU 가입 재검토

파이낸셜뉴스       2026.06.02 05:38   수정 : 2026.06.02 05: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중국이 틀을 잡은 '크레이지 월드'를 이유로 노르웨이가 유럽연합(EU) 가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노르웨이는 EU 가입을 두 번 거부한 바 있다.

유럽 대륙 주요 석유, 가스 생산국이자 EU 공동시장과 부분적으로 연결된 노르웨이의 EU 가입은 1970년대와 1990년대 두 차례 추진됐지만 매번 국민 투표에서 부결됐다.

EU에 가입하면 어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해산물은 화석연료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노르웨이 수출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한 뒤 세계가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는 판단 속에 노르웨이가 진지하게 EU 가입을 다시 검토하고 나섰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노르웨이 외교장관은 FT에 "1972년과 1994년 두 차례에 걸쳐 가입을 거부했다"면서 어업과 농업 보호가 주된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에이데 장관은 이어 이 문제는 매우 논쟁적이어서 부부가 이혼하고, 가족이 해체되는 등 노르웨이가 심각한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차례 가입을 거부했던 당시는 '온건한 세계'였지만 지금은 노르웨이가 EU와 관계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미친 세상'이 됐다고 강조했다.

에이데는 노르웨이가 가입한 유럽경제공동체(EEA)는 당시로서는 "새롭고 핫한 단일 시장"이었다면서 "그러나 이후 30년 뒤 온건한 세계는 사라졌고, 우리는 더 힘든 상황에 솔직해져야만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참여하지 않기로 했던 EU의 다른 부분들이 지금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르웨이는 미국의 관세로 난처해졌다. EU 공동시장에 속해 있어 미국과 EU 무역협상의 영향을 받지만 정식 회원국이 아니어서 협상 과정에서는 어떤 목소리도 낼 수 없다.

에이데는 "중국과 미국의 역학 속에 미쳐 날뛰는 지금의 세상에서는 EU가 과거 잘 사용하지 않았던 (무역정책과 관세 동맹과 같은) 도구들을 꺼내 들 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면서 "그 도구들이 바로 우리가 가입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안보 위협도 입장 전환의 배경이다.

노르웨이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지만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탐내는 트럼프의 야욕을 보고 떨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대륙에 대한 미국의 방위 약속을 믿기 어렵게 됐다는 자각 때문이다.

노르웨이는 자국의 북극 섬 스발바르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다.


EU는 경제 분야 외에도 국방과 안보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뒤 나타난 변화다.

노르웨이뿐만 아니라 아이슬란드 같은 다른 EEA, 나토 회원국들도 이 때문에 EU 가입을 검토하고 나섰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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