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안호 삼성重, 바다 위 테슬라 '빈센'에 베팅

파이낸셜뉴스       2026.06.04 05:59   수정 : 2026.06.04 05:59기사원문
삼성벤처투자 CVC펀드 통해 20억 투자
해상 탄소중립 게임체인저 공동 개발 후 협력 가속화
프리IPO 투자 성격...빠르면 내년 상장



[파이낸셜뉴스]'3X 전환'을 선언한 최성안호 삼성중공업이 '바다 위 테슬라'로 불리는 친환경 선박 스타트업 빈센(Vinssen)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암모니아-수소연료전지 기반 무탄소 동력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며 협력을 강화해 온 양사가 자본 관계까지 맺으며 해상 탄소중립 시대를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삼성重, 재무 투자 넘어 공동 사업화 큰 그림 그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결성한 'SVIC73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은 빈센에 대한 20억원 규모 투자를 확정했다.

빈센은 현재 시리즈D 및 프리IPO(상장 전 투자) 성격에 해당하는 투자를 유치 중이며, 이 중 SVIC73호의 투자분이 먼저 확정됐다. 빈센은 친환경 해양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다. 선박용 연료전지시스템 및 친환경(전기 및 수소 하이브리드) 소형선박 등을 개발한다.

SVIC73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은 삼성중공업이 16년 만에 복귀한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펀드다. 총 200억원 규모로 삼성중공업이 198억원, 삼성벤처투자가 2억원을 출자해 결성됐다. 첫 투자처는 액화수소탱크 기업 '하이리움산업'이다. 이번 빈센 투자는 삼성중공업이 친환경 해양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전략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단순 재무적 투자가 아닌 기술 협력과 공동 사업화를 염두에 둔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하이리움산업(액화수소탱크)과 빈센(수소연료전지 추진시스템)은 모두 차세대 친환경 선박의 핵심 기술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의 배경에는 삼성중공업과 빈센의 깊어진 기술 협력이 있다. 양사는 글로벌 암모니아 솔루션 기업 아모지(Amogy)와 함께 '암모니아-수소연료전지 기반 무탄소 동력 시스템(NGP·가칭)' 공동개발 계약을 올 초 체결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 넷제로' 목표와 EU의 'Fit for 55' 규제 강화에 대응할 차세대 선박용 동력원 개발이 핵심이다.

NGP 시스템은 암모니아 크래커를 통해 생산된 수소를 고분자전해질막 연료전지(PEMFC)에 공급해 전력을 생산하는 구조다. 연소 과정 없이 전력을 생산하기 때문에 운항 중 이산화탄소 배출이 제로(Zero)다. 고출력을 확보하면서도 제품 크기를 기존 선박용 엔진과 유사하게 설계해 대형 상선 내부 적용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이미 3사 협력의 성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 빈센은 삼성중공업, 말레이시아 선사 MISC(MISC Berhad)와 공동 개발한 12MW급 대형 선박 추진 시스템에 대해 프랑스 선급 BV(Bureau Veritas)로부터 기본 승인(AIP)을 획득했다. 세계 최초의 암모니아-연료전지 기반 대형 선박 추진 시스템 AIP로, 석유제품 운반선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삼성重, '영업이익 1조 시대' 앞두고 미래 투자 가속
삼성중공업의 도전적인 CVC 투자는 빠른 수익성 개선에서 비롯된 자신감이 반영됐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영업이익 가이던스를 6300억원으로 제시했고, 증권가에서는 2026년 매출 12조80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전망하며 '영업이익 1조원 시대' 개막을 점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3X(AX·DX·RX) 전환'을 통한 미래 성장, 초격차 기술 확보, 글로벌 사업 고도화를 3대 전략으로 제시한 바 있다.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독주 체제를 이어가는 동시에 친환경·자율운항 등 미래 기술에도 적극 투자하겠다는 의지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빈센에 투자한 것은 단순한 재무적 수익을 넘어 친환경 선박 추진시스템의 기술 내재화와 공동 영업 기반 확보 차원"이라며 "빈센이 상장에 성공하면 투자 이익과 함께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의 기술 파트너십도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빈센의 누적 투자 유치 규모는 약 400억원이다. 빈센은 2024년 200억원 규모 시리즈C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당시 신한벤처투자, 서울투자파트너스, 유비쿼스인베스트먼트, IBK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고 슈미트-DSC인베스트먼트, 한국대안투자자산운용 등 기존 투자자도 후속 참여한 바 있다.

이번 라운드는 두 개의 트랜치(분할 납입)로 구성돼 있어 추가 투자자 참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투자자인 슈미트-DSC인베스트먼트는 2025년 중순 펀드 만기 도래로 보유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이를 한국대안투자자산운용이 구주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빈센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평가가 지속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빈센은 IPO(기업공개)도 본격 준비 중이다. 주관사 선정을 마친 상태로 빠르면 내년(2027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투자가 프리IPO 성격을 띠는 이유다.

빈센은 2017년 대우조선해양 출신 이칠환 대표가 설립한 친환경 해양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이다.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 기반 전기 추진 시스템을 통해 설계부터 시스템 통합, 신조 건조 및 기존 선박 개조(Retrofit)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는 엔지니어링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최근 3MW급 수소연료전지 기반 예인선에 대해 한국선급(KR)으로부터 AIP를 획득했고, 국내 최초 수소 잠정기준 기반 수소 선박 건조 및 연료전지 시스템 적용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국내외 특허 출원·등록 50여건을 확보하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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