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비자금 논란에 '사법 피해자 기금' 포기할 듯
파이낸셜뉴스
2026.06.02 07:47
수정 : 2026.06.02 07:55기사원문
美 정부 관계자 "반 무기화 기금은 없던 일 됐다"
사법 당국의 정치 보복 피해자 구제 명목 기금 백지화
여야 모두 반발, 트럼프 비자금 논란까지 불거져
[파이낸셜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이유로 사법 당국의 공격을 받은 피해자를 구제한다는 명목으로 추진하던 '반(反) 무기화 기금'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뜩이나 악재가 많은 상황에서 정치적 부담을 줄이려는 조치로 추정된다.
미국 정치 매체 악시오스는 1일(현지시간) 정부 고위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지난 2019년 미국 국세청의 계약직 직원이었던 찰스 리틀존은 트럼프 일가와 다른 부유층 수천 명의 세금 기록을 언론사에 넘겼다. NYT 등 현지 매체들은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이를 토대로 트럼프의 납세 기록을 보도했고, 해당 선거에서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승리했다. 리틀존은 2023년 판결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2기 집권에 성공한 트럼프는 지난해 1월 납세 기록 유출의 책임을 물어 미국 국세청과 재무부를 상대로 100억달러(약 15조145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다만 해당 소송은 연방 정부 수장이었던 트럼프가 자신의 연방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었다. 이에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 18일 발표에서 트럼프가 문제의 소송을 취하하고 대신 재무부와 '반 무기화 기금' 조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반 무기화 기금은 바이든 정부 등 미국 정부가 사법 체계와 정부 권한을 무기처럼 사용하여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보상하기 위한 기금이라고 알려졌다. 2028년 12월까지 운영되며 17억7600만달러(약 2조6897억원)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었다.
하킴 제프리스 미 하원 원내대표(뉴욕주) 등 민주당 소속 하원 의원들은 지난달 18일 성명에서 반 무기화 기금에 대해 "이것은 순전한 사기이자 강도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납세자의 돈 17억달러를 국고에서 빼내 법무부 내에 트럼프의 거대한 비자금을 조성하려는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뉴욕주)는 1일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그 비자금이 단돈 1센트도 지급되기 전에 없애기 위한 조직적 노력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반 무기화 기금이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 피고인들에게 지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여당인 공화당 측에서 반대 의견이 나왔다. 1일 공화당 존 튠 상원 원내대표(사우스다코다주)는 문제의 기금이 당초 계획했던 이민단속 지출 법안에서 분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0일 보도에서 트럼프의 핵심 참모들이 최근 기금을 없애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최근 약 10명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중간선거 악영향을 우려해 백악관과 법무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기금 조성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에서도 반 무기화 기금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 버지니아주 연방지방법원의 리오니 브링케마 판사는 지난달 29일 해당 기금을 통한 배상금 지급을 일시 중단하고,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기금 조성 절차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미국 법무부는 버지니아주 법원 판결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법원 판결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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