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과 사투가 낚은 '전설'..성인 몸무게 돗돔 포획 화제

파이낸셜뉴스       2026.06.02 13:47   수정 : 2026.06.02 16:03기사원문
부산 용호어촌계 김광효 선장, 올해 30여 마리 낚아 전국 최고
부르는 게 값 최고급 횟감…비타민A 지나치게 많은 간은 금물



[파이낸셜뉴스] 어스름한 새벽빛이 동해바다 지평선을 붉게 물들이던 지난 1일 오전 5시 30분. 부산에서 배를 타고 3시간가량 달려 나간 해상에서 긴장감 넘치는 침묵이 깨졌다.

의료전문채널 온닥터TV의 '현장포커스' 촬영팀(최진호 PD)이 동행한 낚시선에서 팽팽하게 당겨진 낚싯대가 바다를 향해 무섭게 곤두박질치기 시작한 것이다. 미끼로 꿴 장어를 덥석 문 주인공은 낚시꾼들 사이에서 '바다의 황제'라 불리는 전설의 심해어 돗돔이었다.



■ 성인 남성 3명의 숨 막히는 15분 사투

"왔다!" 외마디 비명과 함께 배 위는 순식간에 전쟁터로 변했다. 수심 수백 미터 아래에서 전해지는 돗돔의 저항은 상상을 초월했다.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김광효 선장을 비롯해 성인 남성 세 명이 무거운 낚싯대를 붙잡고 온 힘을 쥐어짜 내며 씨름을 벌였다.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기를 15분. 마침내 거친 파도와 포말을 가르며 어두운 갈색 빛의 거대한 실루엣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배 가장자리까지 끌려온 돗돔은 특유의 커다란 입을 벌린 채 마지막까지 거칠게 저항했다. 장정들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갈고리로 조심스럽게 인양하자, 배 위를 가득 채우는 압도적인 크기의 돗돔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 선장은 최근 다리 부상으로 인해 온병원 관절센터 김윤준 원장(정형외과전문의)에게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다음 깁스를 한 채로 배에 올랐으나 올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돗돔을 잡는데 기어이 성공했다. 현장의 긴박했던 순간은 온닥터TV 카메라에 생생하게 기록됐다.

세 명이 사투를 벌인 끝에 이날 잡은 돗돔은 총 길이 164㎝, 무게는 무려 77㎏에 달하는 초대형 성어였다.



■ 1년에 구경조차 힘든 물고기, 홀로 30마리 낚은 '돗돔 사냥꾼'

이번에 돗돔을 낚아 올린 주인공은 부산 남구 용호어촌계 소속의 김광효(46) 선장이다. 올해로 돗돔 낚시 경력만 13년 차를 맞이한 베테랑이다.

사실 수산업계와 낚시계가 이번 포획 소식에 유독 경악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김 선장이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불과 석 달 사이에 혼자서 잡은 돗돔이 무려 30마리를 넘기 때문이다.

돗돔은 공식적인 연간 포획 통계조차 낼 수 없을 만큼 개체 수가 적고 불규칙하게 잡히는 희귀종이다. 대한민국 전역을 다 털어도 1년에 평균 10마리 안팎, 아예 단 한 마리도 구경하지 못하는 해가 허다하다. 어쩌다 20∼30마리가 잡히면 수산시장 전체가 "올해 돗돔 풍년이 들었다"며 들썩이는데, 이 조과를 김 선장 혼자서 달성한 것이다. 가히 '돗돔 사냥꾼'이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은 독보적인 활약이다. 김 선장이 올해 낚은 가장 큰 돗돔은 무려 180㎝에 이른다.

■ 왜 '전설의 물고기'라 부를까?

돗돔은 우리나라 연안에서 잡히는 바닷물고기 중 몸집이 가장 크게 자라는 어종 중 하나다. 다 자라면 몸길이 2m, 무게는 100∼200㎏을 가볍게 넘긴다. 수명 또한 백 년 이상 사는 것으로 추정될 만큼 생명력이 강하다.

돗돔은 평소에는 수심 400∼500m 아래의 깊고 어두운 심해 암반 지대에 숨어 산다. 그러다 5월에서 7월 사이 산란기를 맞이하면 알을 낳기 위해 수심 50∼60m의 비교적 얕은 바다(제주도 및 남해안 일대)로 이동해 오는데, 이때가 일 년 중 베테랑 낚시꾼들이 돗돔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돗돔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최고급 횟감이다. 워낙 잡기 어렵다 보니 부산공동어시장 같은 대형 수산시장에 등장하기만 하면 중도매인들 사이에서 치열한 경매 경쟁이 붙는다. 크기와 신선도에 따라 마리당 수백만 원에서 비쌀 때는 1000만원까지 치솟는다. 현재 시중에서는 kg당 5만∼6만원선에서 거래되며, 주로 고급 숙성횟집이나 일본 수출용으로 귀하게 소비된다.



■ 담백한 살점 속 숨겨진 치명적인 독, '간' 섭취는 절대 금물

돗돔은 담백하고 쫄깃한 식감 덕에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지만, 요리할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간'이다.
돗돔의 간에는 비타민 A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축적되어 있어, 아주 조금만 먹어도 지독한 두통과 구토, 피부가 벗겨지는 '급성 비타민 A 중독증'을 일으킨다. 과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돗돔 간을 절대 먹지 말라며 공식 경고를 내렸을 정도다.

평생 한 번 구경하기도 힘들다는 전설의 물고기 '돗돔'을 연달아 낚아 올리며 바다의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김광효 선장. 그의 집념과 동해바다가 만들어낸 놀라운 드라마는 조만간 온닥터tv '현장포커스'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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