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서 검증 후 대형마트로… 유통업계 판매전략 바뀐다
파이낸셜뉴스
2026.06.02 18:08
수정 : 2026.06.02 18:07기사원문
롯데멤버스, 구매 데이터 분석
SNS 화제상품 편의점서 먼저 인기
이후 대형마트서 다시 판매 증가
편의점, 상품력 검증 시험대로
유행상품 수명 주기 짧아지면서
유통업계 신제품 전략에도 영향
SNS·구매데이터 활용 중요해져
■신제품 테스트베드된 '편의점'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멤버스가 엘포인트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히트 상품은 편의점에서 먼저 판매 정점을 기록한 뒤 1~2개월 시차를 두고 대형마트에서 다시 판매가 증가하는 듀얼 피크형 소비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롯데웰푸드의 '칸초 이름찾기' 제품이 대표적이다. 소비자 이름을 과자에 새겨 넣은 이 제품은 SNS에서 화제를 모으며 반복 구매 열풍을 일으켰다. 롯데멤버스 분석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편의점 쿠키류 스낵 판매 비중 20.6%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고, 마트에서는 한 달 뒤인 11월 판매 비중 7.2%로 최고치를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유통 채널의 역할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편의점이 신상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가장 먼저 확인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맡고, 대형마트는 검증된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대형마트 입점이 신제품 성공의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편의점에서 얼마나 빠르게 반응이 나오는지가 더 중요해졌다"며 "편의점이 사실상 상품 검증 채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행 짧아질수록 데이터 경쟁 치열
유행 상품의 수명이 짧아진 점도 유통업계의 대응 방식을 바꾸고 있다. 롯데멤버스가 '평균 판매 수량의 1.2배를 초과하는 기간'을 히트 수명으로 분석했는데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2023년 출시된 '빈츠 끼리크림치즈'의 경우 약 1년간 인기를 유지한 반면, 2025년 출시된 '빈츠 말차'는 약 7개월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유행 주기가 짧아지면서 유통업체들은 SNS 언급량과 검색 데이터, 구매 데이터를 활용해 상품 기획과 발주 전략을 짜는데 집중하고 있다.
롯데마트·슈퍼와 세븐일레븐이 공동 출시한 자체브랜드(PB) 상품 '오늘좋은 세븐셀렉트 숨결통식빵'은 이러한 전략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SNS 화제성과 구매 데이터를 반영해 기획한 이 제품은 출시 4주 만에 누적 15만개가 판매됐다. 세븐일레븐 판매량은 기존 식빵 상품 대비 7배 수준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데이터를 활용해 유행을 조기에 포착하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롯데멤버스는 올해 하반기 SNS 화제성 지표와 구매 데이터를 결합한 '트렌드 레이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유행 발생 시점과 채널별 확산 경로를 분석해 기업들의 상품 기획과 발주 전략 수립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좋은 입지와 브랜드 유치 능력이 유통업체의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어떤 트렌드가 실제 구매로 이어질지를 얼마나 빠르게 파악하느냐가 중요해졌다"며 "SNS와 구매 데이터를 결합해 상품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역량이 향후 유통업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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