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휴대폰 개통 안면인증

파이낸셜뉴스       2026.06.02 18:25   수정 : 2026.06.02 21:19기사원문

"휴대폰 개통 안면인증 시범사업은 문제없이 추진 중이다. 30일 상용화 계획이며, 연기는 없다."

최근 열린 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입장이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되는 대포폰 근절을 위한 휴대폰 개통 시 안면인증 의무화 조치 시행에 대한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지난해 12월 23일 휴대폰 개통 안면인증 의무화 조치를 발표한 이후 여론의 거센 반발 끝에 시범운영 기간을 3개월 연장했지만, 또다시 미룰 경우 정책 추진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정책 추진력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국민적 불안과 현장의 혼란이 이어지는데도 일상과 밀접히 닿은 중요한 정책을 너무 급하게 추진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대포폰 이용자의 70%가량이 외국인으로 파악돼 정책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와 일부 알뜰폰 업체의 안면인식 시스템의 잦은 오류로 개통 지연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휴대폰 개통 안면인증에 대한 국민적 반발은 정부가 자초한 부분도 있다. 무엇보다 휴대폰 개통 안면인증 의무화를 둘러싼 정부 기관 간 엇박자가 정책 신뢰도를 훼손했다. 개인정보 보호 업무를 총괄하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27일 휴대폰 개통 안면인증 정책에 대해 개선 권고를 의결했다. 현행법상 안면인증을 휴대폰 개통 시 본인인증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데다 개인의 선택권이 보장되지 않아 안면인증 거부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안면인증 정보는 한번 유출되면 변경이 어려운 비가역적 정보다. 주민등록번호, 주소, 휴대폰 번호 등 유출이 일상화된 일반 개인정보와 달리 얼굴 정보는 더 높은 수준의 관리체계가 요구된다. 당연히 민감한 국민정서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정책을 더 촘촘하게 설계해야 했다. 하지만 대포폰 근절이라는 기존에 설정한 목표에만 매몰돼 개인정보 보호에는 미흡했다.

뒤늦게 과기정통부는 영상통화, 모바일 신분증, 지문·홍채 등 생체인증, 계좌인증 등 대체수단 도입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휴대폰 개통 안면인증 의무정책을 처음 발표할 때부터 준비했어야 했다.
정책설계 과정에서 과기정통부와 개인정보위가 사전에 면밀히 논의했다면 혼란을 훨씬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개인정보위 권고에도 휴대폰 개통 안면인증 제도는 예정대로 시행된다고 한다. 제도 시행을 더 미루거나 철회하는 게 어렵다면 지금이라도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정책 보완에 총력을 쏟을 때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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