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잠 반납, 5시30분부터 기다렸어요"…전국 투표소 '오픈런'(종합)

뉴스1       2026.06.03 08:25   수정 : 2026.06.03 09:01기사원문

3일 오전 6시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1동 제7투표소인 용암건강생활지원센터에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2026.6.3./뉴스1


울산 중구 다운동 주민들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열린 3일 오전 6시께 중구 다운동 제6투표소에서 본인 확인 절차를 밟고 있다. 2026.6.3 ⓒ 뉴스1 박정현 기자


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 경로당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80대 어르신이 투표를 하는 모습 2026.6.3 ⓒ 뉴스1 홍윤 기자


6·3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 우암초등학교 강당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2026.6.3 ⓒ 뉴스1 김용빈 기자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가 시작된 3일 오전 6시. 전국 곳곳의 투표소 앞에는 문이 열리기 전부터 유권자들이 줄을 섰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새벽 5시 30분부터 유권자들이 기다리는 이른바 '투표 오픈런' 풍경도 연출됐다. 출근을 앞둔 직장인도, 여행길에 오르려는 가족도, 밭으로 향해야 하는 농민도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 먼저 투표소를 찾았다.

유권자들이 품은 바람은 조금씩 달랐다. 지역 균형발전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경제 회복을 주문하는 유권자도 있었고, 누가 당선되든 지역을 잘 이끌어 달라는 당부도 이어졌다. 선택한 후보와 이유는 달랐지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는 마음만큼은 전국 어디서나 같았다.

충북 청주에서는 투표 시작 30분 전인 오전 5시 30분부터 시민들이 투표소 앞에 모였다.

상당구 용암1동 제7투표소인 용암건강생활지원센터에는 오전 6시 투표 개시와 함께 유권자 20여 명이 줄을 서 투표용지를 받았다.

가장 먼저 투표를 마친 80대 이 모 씨는 "등산을 가기 위해 일찍 나왔다"며 "유권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미라 씨(68)는 "더운 날씨 때문에 서둘러 왔다"며 "반려견을 데리고 와 남편과 교대로 투표했다"고 전했다.

울산 중구 다운동 제6투표소에도 오전 5시 50분부터 시민 30여 명이 줄을 섰다. 투표소가 열리자 시민들은 차례로 입장해 시장과 교육감, 지방의원 등을 뽑는 투표를 진행했다.

가장 먼저 투표를 마친 김공만 씨(77)는 "지병이 있어 거동이 불편하지만 도움을 받아 1등으로 투표를 마쳤다"며 "누가 당선되든 울산을 올바른 방향으로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정연갑 씨(62)는 "운행 전에 들렀다"며 "정직하게 정치할 사람을 골랐다"고 했다.

접전지로 꼽힌 대구시장 선거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오전 6시 30분쯤 수성구 중앙중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유권자들은 지역 발전과 경제 회복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한 20대 여성은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그대로인 것 같다"며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힘을 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구의 한 40대 부부는 "정말 고민이 많았다"며 "누가 되든 대구 경제만큼은 확실히 회복시켜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북 안동 강남초등학교에 마련된 강남동 제2투표소에는 짙은 안개가 낀 이른 아침부터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침 운동을 마친 시민들과 농사일에 나서기 전 주민들이 먼저 투표소를 찾았다.

밭농사를 짓는 50대 주민은 "오늘 할 일이 태산이라 새벽같이 나왔다"며 "지역을 위해 진짜 일할 사람을 뽑아놓고 가야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근 자영업자 역시 "출근 전에 서둘러 왔다"며 "서민 경제를 먼저 챙기는 후보가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부산 북구 금곡동 제3투표소에는 여행 계획을 앞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투표소를 가장 먼저 찾은 70대 김 모 씨는 "투표를 마치고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을 가기 위해 서둘러 왔다"고 말했다.

강원 강릉에서는 투표 시작 30분 만에 주차장까지 줄이 늘어섰다.

성덕동 제3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투표장을 찾았지만, 한 표의 무게만큼은 진지했다.

70대 여성 김 모 씨는 "평생 한 정당만 찍어왔지만 지난해 가뭄을 겪으며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반면 60대 유권자는 "정치에 실망해 투표를 안 하려다가도 나라가 걱정돼 결국 나왔다"고 했다.

경기 남양주에서는 동서 간 균형발전 문제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화도읍 제4투표소를 찾은 주민들은 다산·와부 등 서부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딘 동부권 발전을 주문했다.

한 50대 주민은 "서부권에는 편의시설과 교통망이 집중돼 있지만 동부권은 아직 부족하다"며 "새 시장이 균형 발전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0대 대학생은 "경춘선 배차 간격이 불편하다"며 추가 철도 노선 확충을 기대했다.

인천에서도 오전 5시 50분쯤 계양구 계양1동 제1투표소가 마련된 계양1동 행정복지센터 입구에 유권자들이 줄지어 섰다.

조 모 씨(74) 부부는 이날 오전 5시 교회 새벽기도를 마친 뒤 가장 먼저 투표소에 줄을 섰다.

조 씨는 "새벽예배에서도 나라가 잘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며 "투표하려고 집에도 들르지 않고 30분 가까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출근 전에, 여행 전에, 농사일 전에, 그리고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전국의 유권자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투표소를 찾았다. 각자의 정치 신념과 선택한 후보는 달랐지만,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줄을 선 시민들의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촬영과 훼손 행위가 엄격히 금지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투표 인증사진은 투표소 표지판이나 포토존 등을 배경으로 촬영할 수 있지만, 기표소 안에서 투표용지를 촬영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전체 유권자 4464만 9908명 중 88만 1375명이 투표를 마쳐 전국 투표율은 2.0%로 집계됐다.

투표는 전국 1만 4288곳 투표소에서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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