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손에 안 잡힌다"…증시 급등락에 직장인 '빚투' 계좌도 흔들

파이낸셜뉴스       2026.06.03 10:27   수정 : 2026.06.03 10: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사상 처음 38조원을 넘어서면서 '빚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증시가 사상 최고치 흐름을 이어가는 동안 대출을 활용한 투자도 빠르게 늘었지만,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반대매매 규모는 1개월 새 3배로 불어났다.

2일 금융투자협회(금투협)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29일 사상 처음으로 38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1일에는 37조6812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자기자금에 증권사 대출금을 더해 주식을 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다. 개인 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수요를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신용거래가 급증한 상황에서 주가 변동폭이 커지자 반대매매도 늘었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달 반대매매 금액은 794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2642억원과 비교하면 약 3배 증가한 규모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기한 안에 갚지 못하거나 담보비율이 기준 아래로 떨어질 때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제도다. 주가가 급락하면 투자자가 원하지 않는 가격에 주식이 팔릴 수 있고, 이 물량이 다시 시장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국내 증시는 코스피 9000선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수가 하루에도 수백 포인트씩 오르내리면서 레버리지 투자자의 부담도 커지는 흐름이다.

시장 변동성은 사이드카 발동 횟수에서도 드러난다. 코스피 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 정지인 사이드카는 올해 들어 20차례 발동됐다. 매도 사이드카가 9차례, 매수 사이드카가 11차례였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VKOSPI는 지난 2일 장중 75.42까지 올랐고, 3거래일 연속 장중 75선을 넘어섰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30일 기대변동성을 지수화한 값이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상승한다.
VKOSPI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진 상태로 해석된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거래가 본격화된 점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상승장에서는 레버리지 투자가 수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조정 국면에서는 반대매매가 연쇄적으로 발생해 주가 하락폭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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