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무풍지대' 향후 1년이 중요하다
파이낸셜뉴스
2026.06.03 19:08
수정 : 2026.06.03 19:08기사원문
선거성적 받고 李정부 2년차 시작
1년은 '허니문', 본게임 이제부터
부동산세제, 초과세수 등 현안 산적
공소취소특검법안 처리, 최대 난제
사회적 합의 실패 땐 정권부담 커져
민심은 방향성일 뿐, 선거 이후 중요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권력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최고로 권위가 있는 건 유권자 평가다.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국정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를 주목하는 건 다 근거가 있다. 대통령도, 여야 정당도 표심은 거스르지 못한다. 선거 후폭풍이 정국을 강타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선거 결과가 어떻든 이 대통령은 임기 2년차에 접어든다. 지난 1년 동안 여러 성과를 냈다. 비상계엄 후 우리 사회를 뒤덮은 극심한 혼란, 분열과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안정을 회복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대외적으로도 예측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세·안보협상에서 비교적 선방했다. 한일 관계도 개선시켰다. 경제적 성과도 두드러진다. 취임 때 2770이었던 코스피지수가 9000을 넘보고 있다. 중동전쟁 와중에도 수출액은 증가일로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대통령 지지율은 60%대를 유지하고 있다. 여당의 지방선거 전략이 "우리에겐 이재명이 있다"고 할 정도였다면 말해 무엇하랴.
당면한 최대 경제정책 변수는 부동산 세제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판의 핵심적 이슈는 부동산 공급이었다. 공급방안을 놓고 민간에 방점을 찍을지, 공공을 우선에 둘지를 놓고 다퉜다. 부동산 세금 문제에 대해서는 양당 모두 언급을 자제했다. 표심에 미칠 역풍을 우려해서다. 선거 이후는 다르다. 이 대통령도 SNS를 통해 틈나는 대로 '집값 안정'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세금을 최후 수단으로 쓸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해 왔다. 다만 세금인상 여부, 대상, 폭 등으로 구체화하지는 않았다. 이 대통령은 '집값 잡은 대통령'이길 바랄 것이다. 따라서 '1주택자 세부담 증가'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 다만 1주택자까지 세금 부담을 늘리는 쪽으로 결론 날 경우 민심이 요동칠 수 있다. 2년차에 접어든 현 정부를 흔들 변수다.
최근 급부상한 정책 현안은 초과세수 문제 해법 마련이다.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갈등을 지켜본 국민들의 관심도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개선이 3년간 이어지면 법인세가 400조원가량 걷힌다고 한다. 고소득 반도체 인력의 소득세 등도 크게 늘게 된다. 역대급 초과세수가 쌓인다. 부족하면 하나로 집중되지만, 풍족하면 다툼이 생기기 마련이다. 최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이견이 대표적이다. 김정관 장관은 미래 경쟁력을 위한 '생산적 재투자'를, 김영훈 장관은 양극화 해소를 위한 '동반성장'을 우선했다. 공론화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이 첨예화될 수 있다. 원활한 사회적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 정부·여당은 두고두고 정치적 부담에 시달릴 쟁점이다.
공소취소 특검법 처리는 최대 정치 현안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6일 한병도 원내대표 명의로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를 가능하도록 한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해 6·3 지방선거 이후 법안의 내용·처리 시기에 대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공소취소 특검법 처리로 선거에 역풍이 불 조짐이 보이자 꺼내든 일시 중단 카드였다. 본게임은 지방선거가 끝난 이제부터다. 공소취소 권한 삭제를 놓고 야당 반발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충돌이 생길 수 있다.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후보조차 정해지지 않았던 지난 4월 친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관계자를 만나 지방선거 전략을 물은 적이 있다. 당시 답변은 엉뚱했다. "지방선거보다 선거 이후 1년 전략 마련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성패를 좌우할 시기라고 한 언급도 기억난다.
당분간 전국 선거와 같이 정치적으로 고려할 조건은 없다. 23대 총선이 예정된 오는 2028년 4월까지 선거는 없다. 공천 등 정치일정을 감안하면 앞으로 약 1년은 '선거무풍지대'인 셈이다. '개혁'의 적기라고 불릴 만하다. 정부·여당으로선 좋은 조건이다. 그럼에도 부동산 세제, 초과세수, 공소취소 특검법은 여전히 휘발성 높은 사안들이다. 3가지 변수 처리 과정에 정부와 대통령의 지지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선거 성적표만 보고 즐거워하면 안 된다. 민심은 선거로 방향성을 보여주지만 법과 제도를 재단할 모든 권한을 준 건 아니다. 선거 이후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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