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산업, 신약 경쟁 넘어 인프라 경쟁 단계 진입… '플랫폼 기술'이 핵심 승부처
파이낸셜뉴스
2026.06.03 19:14
수정 : 2026.06.03 19:13기사원문
치료 효과 더해 편의성 중요
경구제·피하주사 수요 확대
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치매 치료제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에자이·바이오젠의 레켐비와 일라이릴리의 키순라가 시장을 열었지만 정맥주사 방식이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리바이오다. 아리바이오는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치료제가 주사제인 반면 AR1001은 먹는 약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치매 치료가 장기 복용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자의 복약 순응도와 접근성 측면에서 경구제가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중국 푸싱제약과 47억달러(약 7조10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러한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한다는 평가다.
알테오젠은 또 다른 방식으로 치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알테오젠의 핵심 기술인 ALT-B4는 정맥주사 의약품을 피하주사로 전환하는 플랫폼이다.
현재 상용화된 알츠하이머 항체 치료제들은 대부분 고령층이 병원에서 수시간 동안 투여받아야 하는 정맥주사 형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피하주사 전환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치매 치료의 근본적인 한계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치매 치료제 개발의 가장 큰 장애물은 혈뇌장벽(BBB)이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B 플랫폼은 치료제가 혈뇌장벽을 효과적으로 통과하도록 돕는 기술이다. 알츠하이머병뿐 아니라 파킨슨병, 루게릭병, 헌팅턴병 등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확장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치매 관련 산업은 오는 2035년 489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원화 기준 약 74조원 규모다. 여기에는 치료제뿐 아니라 진단기기, 디지털 헬스케어, 원격 모니터링, 환자 돌봄서비스, 인지기능 관리솔루션 등이 포함된다.
과거 항암제 시장이 치료제 중심에서 진단기술·동반진단·약물전달 플랫폼 중심으로 확장됐듯 치매 역시 치료제와 진단, 데이터, 플랫폼이 결합된 생태계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치매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플랫폼 기업들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치매 산업은 이제 신약 경쟁을 넘어 인프라 경쟁 단계에 진입했다"며 "경구제, 피하주사 전환, 혈뇌장벽 플랫폼 같은 기술은 치료제를 보조하는 기술이 아니라 향후 치매 생태계를 좌우할 핵심 인프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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