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막히면 성장률 1%대 추락…OECD 경고

파이낸셜뉴스       2026.06.03 21:17   수정 : 2026.06.03 21: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중동 에너지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세계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에 버금가는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지연되고 에너지 공급 차질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고 주요 중앙은행들은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동 에너지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되는 이른바 '장기 공급중단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2.1%, 내년에는 1.8%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이 같은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나 팬데믹 같은 대형 경기침체기를 제외하면 보기 힘든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전망은 최근 미국과 이란 간 휴전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나왔다. 이란이 미국의 남부 이란 군사시설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쿠웨이트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다시 높아졌고,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협상 역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OECD는 현재의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중동 위기가 조기에 해결될 것으로 가정했다. 이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4%에서 올해 2.8%로 둔화된 뒤 2027년에는 3.1%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경제도 성장세 둔화가 예상됐다. OECD는 미국 성장률이 지난해 2.1%에서 올해 2.0%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7%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OECD는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연준과 영국 중앙은행 등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중동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기 공급 차질 시 에너지 가격은 현재 선물시장이 반영하는 수준보다 50% 이상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걸프 지역 국가들이 생산하는 에너지와 산업 원자재 공급도 부족해지면서 세계 제조업 전반에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OECD는 인공지능(AI) 산업을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고 반도체 산업 역시 중동산 원자재 의존도가 높아 에너지 위기가 AI 투자와 첨단산업 성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테파노 스카르페타 OECD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우리가 이미 장기 공급 차질 시나리오에 진입한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이는 매우 암울한 시나리오"라고 우려했다.


OECD는 에너지 가격 급등이 임금과 서비스 물가로 확산되는 '2차 인플레이션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주요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0.5~0.75%p 추가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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